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2012년도 평신도 강론-청년미사

인쇄

노봉수 [530725] 쪽지 캡슐

2012-12-28 ㅣ No.7639

김장 김치는 추운 겨울을 나는 반찬으로 비타민 등 영양소을 제공하는 겨울철의 필수적인 식품이었다. 김장김치를 담그는 과정을 보면 배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보통 식물체는 뿌리를 짤라 버리면 생명력을 다한다. 그것도 반토막을 내면 여지없이 죽고 만다. 여기에 소금에 절여 버리면 배추 속 수분이 빠져 나오면서 오그라들게 되고, 또 마늘, 고추, 파 젓갈 등을 첨가하여 매운맛에 견지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리고 땅에 파묻어 버린다. 돌아가신 분들을 땅에 묻듯이 말이다
한마디로 썩는 작업이 일어납니다. 썩는다는 말은 미생물이 작용하여 분해를 시킨다는 말로 이로우면 발효라고 하며 우리에게 해로우면 부패라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서 희안한 변화가 일어난다.
예수님께서도 우리들에게 보여주신 첫 번째 기적처럼 바로 ...포도주의 제조라는 발효 과정을 순식간의 변화로 보여주셨다. 하지만 그 속에는 자신이 썩어야 한다, 자신이 죽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고 여겨진다. 자신의 희생을 강조하신 교훈이기도 한데 김치에서 희안한 변화가 일어난다. 놀랍게도 썩어서 죽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로 변화되어 부활한 모습을 나타낸다. 다섯 번을 죽였는데도 굳건이 부활하여 다가오는 김장 김치.
새로운 존재로의 변화 !
죄의 사슬에서 벗어난 파스카 신비와도 같다.
새로운 맛의 김치로 부활한 김장김치!
몇 번이고 죽었다고 생각하였던 배추가 새로운 존재로 변화하여 부활한 모습은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 죄의 사함을 받고 일어선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지 않나 생각해 본다.

김장을 담그는 시기는 대체로 대림시기에 담그게 된다. 주님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그리고 성탄시기에 이것을 주로 먹게 된다. 어두웠던 암흑의 시간이 가고 점점 밝아 오는 새벽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절에는 계란 대신에 김치를 먹으면서 김치에 담겨진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이 참으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김치에 사용되는 배추를 비롯한 재료들의 역할을 보면
소금은 수분을 줄여주고 다른 미생물이 잘 자라지 못하게 보호해주면서 맛을 증진시켜주며, 고춧가루는 김치의 발효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역할과 비타민 C를 공급해 주어 겨울철 부족한 비타민의 공급원이 되기도 하였다. 마늘과 양파는 항암성분을 제공하면서 색다른 맛을 제공하여 준다. 젓갈은 아미노산을 통해 젓갈의 오묘한 맛을 제공하고 단백질원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김치에 사용되는 배추를 비롯한 모든 재료들이 각자 혼자만으로는 김치를 만들 수 없지만 이것들이 모두 모여서 제 역할을 하면 맛있는 김치가 된다.

마치 교회안의 우리 자신들도 나 혼자로선 그리스도 공동체를 만들 수 없으나
우리 모두가 모이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것이고 또 각자에게 주신 나름대로의 탤런트를 주님께 봉헌할 수 있다면 김치의 모든 재료들처럼 잘 어우러질 때 맛있는 김치처럼 살아있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청년들 뿐만 아니라 미사에 참여한 우리들이 “나에게 무슨 탤런트가 있어!” 하시는 분들도 계실 테데
노래를 잘하시는 분,
독서를 잘 하시는 분,
미사를 해설하시는 분,
꽃 봉헌을 위해 꽃꽂이를 해주시는 분,
성물을 판매하시는 분,
각 구역의 공동체를 위해 반장으로 봉사하시는 분,
성당에 나오기가 힘들어 하시는 분 위해 자동차 운전하며 모셔오고 모셔다 드리는 시설관리 공사를 하는데 남들보다 조금 더 알아서 제대로 관리 감독을 잘 해주시는 분,
시간이 없어 바쁘지만 금전적으로 도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분,
과부의 두 데나리온처럼 가진 것은 없어도 시간을 함께할 의지가 있으신 분
이모든 분들이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 가시는 분들이며
또 하나 하나의 행동이 우리 자신과 이웃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그리스도 왕국을 건설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청년들이 모여서 미사 성가를 준비하고 미사 전례를 준비하고 참여하고 성경공부를 함께 하기도 하고 봉사활동을 실천하면서 평신도로서 복음직, 왕직, 사도직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결코 우리 공동체는 성직자에 의해서만 움직여 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우리 평신도들이 자신에게 맡겨진 탤런트를 주님께 온전히 봉헌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 왕국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과부의 보잘 것 없는 전재산처럼
자신의 것을 온전히 바치는 자세에 대하여 가르침처럼
우리에게 주신 탤런트의 1/10을 봉헌하는 것
그것은 아마도 청년들의 조그만 참여 활동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여겨지며
김치 재료들이 제 역할을 해 주어야 하듯 우리들 자신들도 조그마한 일이지만 주워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평신도로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평신도의 날을 맞이하며 우리들 각자가 주심의 소명을 받들어 우리들에게 주신 탤런트를 이제는 주님께 돌려 드려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여 본다


4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