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대림 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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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3-12-16 ㅣ No.2789

대림 3주일

루가 4,4-7

기다림

 

+ 찬미 예수님

 

우리는 지금 누군가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정말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누구를 그리도 간절히 기다리고 계십니까?

 

오늘은 대림 3주일입니다. 옛날에는 장미주일이라고도 했는데요. 그래서 이번 주의 대림초는 분홍 장미의 색을 띠고 있습니다. 이 분홍은 기쁨의 백색으로 가기 위한 중간색입니다. 이는 이제 그 기다림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우리의 메시아가 곧 오실 것이니 힘을 내라는 격려의 주간입니다.

 

언제 올지 모를 나의 사랑하는 님. 이제나저제나 오시려나 기다렸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오지 않아 망부석이 되었다는 전설은 우리의 마음을 너무도 아프게 합니다. 그러나 그 기다림을 끝낼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의 사랑하는 임이 꼭 오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돌이 되어서도 바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기약 없는 기다림은 우리를 너무도 힘들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그 기다림을 쉽게 포기하고 새로운 만남을 꾀하기도 합니다. 일명 고무신 거꾸로 신기. 더더구나 현대의 우리들은 기다림에 대해 너무도 약한 것 같습니다. 단 1초도 기다리기를 싫어하는 우리들. 분명 우리는 초스피드 시대를 살고 있음이 확실합니다. 오면 오고 말면 말고.

 

그런데 만약에 우리가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이었다면 어쩔 뻔했습니까? 단 1초도 기다리지 못하는 우리들이지만 구약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 메시아를 장장 4천년이나 기다려왔습니다. 말이 4천년이지 이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4천년의 기다림. 그 기다림이 바로 우리 앞에서 현실화가 되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이 드실 것 같습니까?

 

예언자 시므온은 그 4천년의 약속이 자신 앞에서 이루어진 것을 보고 이렇게 말을 합니다. 루가복음 2,29-31의 말씀 “주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이 종은 평안히 눈감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구원을 제 눈으로 보았습니다. 만민에게 베푸신 구원을 보았습니다.” 이 말은 무슨 뜻입니까? 이는 이제 나는 죽어도 좋다는 말입니다. 그 기다림이 얼마나 간절했던지 그 기다림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이제 더 이상의 여한이 없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시므온처럼 진정 그렇게 간절히 주님을 기다리고 계십니까? 그렇게 4천년 동안이나 간절히 기다려서 얻은 구세주였지만 모든 사람들이 다 구세주를 알아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고무신 거꾸로 신고, 어떤 이들은 단지 전설일 뿐이라고 그분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그 메시아를 볼 수 있었던 이는 끝까지 깨어 기다린 몇몇 사람들뿐이었습니다.

 

우리의 기다림도 그렇게 4천년의 간절함이 없다면 우리는 다시 오실 우리의 구세주를 볼 눈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주님의 성탄은 저희에게 아무런 느낌도 아무런 감동도 주지 못할 것이며 그냥 지나 가버릴 시간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또한 그 기다림은 단지 멍하니 먼 산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 기다림의 시간에 우리가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그분께서 좋아하실 일을 끊임없이 행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 오셨을 때 그런 우리를 보고 참으로 기뻐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 좋아하시는 일은 그분께서 기뻐하시는 일은 바로 루가복음 3,10-18의 말씀처럼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 남과 나누어 먹고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내지 않는 것이며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처한 현실의 상황에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바로 이러한 모습으로 주님을 간절히 간절히 기다리도록 합시다. 진정 우리 안에 이런 간절함과 선행이 있다면 주님께서는 분명 우리 안에 임하실 것이며 우리는 이미 우리 안에 와 계시는 그분을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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