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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3주간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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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3-12-18 ㅣ No.2793

대림 3주간 목요일

마태오 1,18-24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필요로 하신다

 

+ 찬미 예수님

 

유대인들은 두 가지의 시간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나는 일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시간의 개념, 즉 달력의 때와 시계의 똑각 똑각하는 시간 개념인 크로노스라는 개념과 다른 하나는 하늘의 시간, 절대절명의 때인 카이로스라는 시간개념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뜻은 과연 어느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크로노스라고 하는 일반 시간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아니면 하늘의 시간 절대절명의 시간인 카이로스라는 시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일까요? 그렇죠. 바로 카이로스 절대절명의 그 시간 안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의 시간과 하느님의 시간. 하느님의 시간은 단순한 우리 인간의 두뇌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파악할 수도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께서도 기도를 통하여 끊임없이 당신의 그 절대절명의 시간인 카이로스를 아버지 하느님께 묻고 기다리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바로 이렇듯이 온 우주가 탄생했을 때의 그 엄청난 순간의 긴장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니 어찌 보면 그 분의 탄생은 이 우주가 탄생했을 때보다 더욱 커다란 사건이며 이를 또한 이 온 우주의 제2의 탄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이 엄청난 순간에 이 엄청난 대 우주의 사건 앞에서 하느님께서는 나약한 인간의 힘을 빌리기를 원하십니다. 당신께서 이 온 우주를 창조하셨고 충분히 당신의 마음대로 이 온 우주를 좌지우지하셔도 될 분이시지만 그분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바로 인간의 무수한 죄악 안에서도 하느님께서는 끝까지 당신께서 처음부터 믿고 신뢰하셨던 바로 그 모습으로 인간과 함께 일하시기를 원하신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바로 하느님께서 당신의 그 엄청난 사건을 도울 사람으로 요셉을 선택하셨습니다. 그런데 요셉이 하느님의 뜻을 거절할 수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단순히 꿈이라고 도저히 누구의 아기인줄도 모르는 아이를 임신한 마리아를 내 아내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아주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우리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주님, 저 말고 다른 사람을 써 주십시오”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겸손한 척 이런 말까지 드립니다. “저는 능력이 되지 않아요. 저보다 능력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저 말고 그 사람을 써 주세요.” 이는 겸손함보다는 그 자리를 빠져나가기 위한 하나의 술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능력을 보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순명을 보십니다. 그 인간적인 능력은 우리가 순명하는 바로 그 순간에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으십니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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