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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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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웅 [mathias] 쪽지 캡슐

2003-12-19 ㅣ No.2794

대림 3주간 금요일

루가 1,5-25

불가능을 가능케

 

+ 찬미 예수님

 

이번 주에 들려주는 복음들은 거의 하나같이 불가능한 일, 특히 나약한 존재 안에서 드러나시는 하느님의 권능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불가능하다”라는 말은 유한한 피조물의 단어입니다. 그래서 나약한 존재인 우리들은 늘 이 불가능이라는 말을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들은 좌절합니다.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루어지지 않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한자성어가 있습니다. 이는 '최선을 다한 후 그 다음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되지 않는 것은 이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들입니다. 일명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요.

 

기적은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인간에게는 아주 생소하게 느껴지고 이를 본 사람들은 아주 신기해합니다. 그래서 기적이겠지요. 특별하지 않는 일. 그러나 하느님께는 전혀 생소한 단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안에 그 모든 것들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 인간들은 이해가 되지 않으면 꾸며낸 이야기라고들 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간이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그렇기에 오늘 복음상의 즈가리야도 자신에게 주어질 그 기쁜 소식을 도저히 믿으려하지 않습니다. 성모 마리아와 즈가리야의 반응이 사뭇 다릅니다. 물론 두 분 다 있을 수 없다라는 반문을 제기하기는 하지만 즈가리야는 인간적인 측면에서 하느님의 천사와 흥정을 합니다. “믿을 수 있는 징표를 보여달라” 즉 보고 믿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믿음이 아니라 머리로 하는 수학적인 계산일 따름입니다.

 

기적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베풀어주시는 하나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기적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진인사(盡人事) 인간이 최선을 다 하고 나서 그 나머지 것을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혹 하느님의 권능을 바란다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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