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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사이영상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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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동 [nuri] 쪽지 캡슐

2001-10-17 ㅣ No.8608

한 시즌이 끝나면 각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의 이름은 사이영상(Cy Young Award)이다. 풀타임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할 수 있는 투수가 350명 정도고, 이 중 수상자는 2명이니까 대략 170대1의 경쟁률이다.

 

 

사이 영의 본명은 덴튼 트루 영. 511승으로 메이저리그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1890년 내셔널리그의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를 시작으로 세인트루이스 퍼펙코스(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보스턴 레드삭스, 클리블랜드 냅스(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22년간 선수생활을 했다.

 

 

영은 30승 이상의 시즌을 5번을 가졌으며, 20승에 실패한 시즌은 7번에 불과했다. 최다승 이외에도 최다선발등판 최다패 최다이닝 최다완투 최다실점 최다피안타 등 ’최다’에 관한 기록은 대부분 그의 몫이다.

 

 

물론 그의 업적에는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었던, 또는 소화해야만 했던 당시의 상황이 크게 작용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매일 선발등판해도 지치지 않는 경이적인 체력과 무쇠팔 덕분이었다.

 

 

영은 44세였던 1911년 "아직 내 공은 말짱하다. 그러나 이제는 내 앞에 떨어지는 타구를 처리할 수 없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실제로 ’드럼통 몸매’가 된 영을 상대하는 많은 타자들은 정상적인 타격보다는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영은 자신이 상대했던 모든 타자와의 대결을 머릿속 ’동영상’으로 갖고 있을 만큼 머리가 좋았다. 특히 팔의 각도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었던 영의 ’오버핸드 커브’와 ’사이드암 커브’는 타자들의 속을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사이영상이 만들어진 것은 영이 사망한 1955년의 일. 그러나 사이영상은 ’최고투수’인 영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 아니다. 포드 프릭 커미셔너가 MVP투표에서 찬밥신세인 투수들을 위해 만들었다.

 

 

때마침 영이 세상을 떴고, 상에 사람 이름을 붙혀야 직성이 풀리는 미국기자들 사이에서 사이영상이 어떠냐는 제안이 나왔다. 이를 두고 특별위원회에 참가한 전미야구기자협회 기자들 사이에서 투표가 벌어졌다. 놀랍게도 찬성표는 간신히 과반수를 넘었다.

 

 

우리가 사이영상 때문에 하게 되는 큰 착각은 사이 영을 역사상 최고의 투수로 오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이 제정되던 해 월터 존슨이나 크리스티 매튜슨이 죽었다면, 상 이름은 틀림없이 바뀌었을 것이다.

 

 

 

김형준 기자 generlst@h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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