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을 맞으며

인쇄

김봉철 [haeminn] 쪽지 캡슐

2003-04-16 ㅣ No.2911

성지주일, 예수 그리스도 예루살렘 입성 기념

성목요일,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재현, 주님수난 성금요일엔 미사 봉헌 안해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기념하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부터 부활대축일 전날까지의 한 주간을 성주간이라고 부른다. 이 주간은 일년 중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하는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성주간 성목요일 저녁의 최후만찬 미사 때부터 성금요일과 성토요일과 부활대축일 저녁까지를 ‘파스카 삼일’이라고 한다. 이 때에 교회는 인류 구원 역사의 가장 위대한 순간인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곧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감(파스카)을 결정적으로 기념하기 때문이다. 성주간 전례의 의미와 그 주요 내용을 알아본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

 

성주간이 시작되는 주님 수난 성지주일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왕이신 그리스도의 개선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그분의 수난을 선포하는 이중 의미를 지닌다.

 

교회는 이날 성지(聖枝) 축복과 성지 행렬의 전례를 거행하는데, 이는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에 군중이 종려나무와 올리브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영한 데서 비롯됐다.

 

사제는 미사 전 성당 밖이나 다른 적당한 곳에서 성지를 축복하고, 신자들에게 나눠준 다음 성당으로 향한다. 신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예루살렘 입성을 환호하는 이스라엘 백성처럼 ‘호산나’(우리를 구원하소서)를 노래하며 성당으로 향한다.   

 

이날 축복한 성지는 집으로 가져가 십자가 위에 걸어놓고 그리스도의 승리를 일깨워주는 상징으로 보관한다. 이 성지는 이듬해 태워서 재의 수요일에 사용한다.

 

성지주일 다음날인 성주간 월요일은 복음을 통해 예수님의 죽음을 예고하고(요한 12,1-11)  화요일에는 제자들의 배반을(요한 13,21-33. 36-38) 들려주며, 수요일에는 유다의 배반과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마태 26,14-25) 묵상한다.

 

성주간 목요일 오전에는 전통적으로 주교좌성당에서 교구의 모든 사제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유 축성 미사를 거행한다. 미사 중에는 교회 예식에 사용할 각종 기름(성유)를 축성하며  사제 서약 갱신식도 열린다. 예수께서는 이날 저녁 최후의 만찬을 통해 성체성사를 제정하시고 사제직을 세워주신 날이기 때문에 이날을 사제들의 생일이라고도 부른다.

 

◆주님 만찬 성목요일

 

재의 수요일에 시작된 사순시기는 이날 저녁 주님 만찬 미사 전으로 끝나고 미사와 함께 파스카 삼일이 시작된다. 교회는 주님 만찬 미사를 통해 예수께서 수난당하시기 전날 밤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나누신 것을 재현하고 기념한다.

 

이 미사는 그리스도의 첫 미사임을 일깨우기 위해 감실을 비운 채 봉헌된다. 또 사순시기 동안 금했던 대영광송을 이 때 노래하고 종도 치는데 부활 성야 때까지 다시 금한다. 강론 후에는 예수께서 12사도들의 발을 씻어줌으로써 가르친 사랑과 섬김의 계명을 기억하기 위해 발씻김 예식을 거행한다.

 

영성체 후 기도가 끝나면 사제는 십자가를 앞세우고 촛불과 향을 들고 수난감실로 성체를 옮겨 모신다. 신자들은 이날 밤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단 말이냐?”(마태26, 40)는 예수의 권고에 따라 밤새 성체조배를 한다.

수난감실에 성체를 모신 후부터 성금요일 십자가 경배 예절 때까지 성당의 십자가를 천으로 가린다.   

 

◆성금요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은 일년 중 교회가 미사를 봉헌하지 않은 유일한 날. 성체성사가 그리스도의 행위이므로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기 위함이다. 신자들은 금식과 금육을 함으로써 구세주 예수의 죽음에 동참한다.

 

교회는 이날 주님인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십자가를 경배하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그리스도에서 시작된 교회의 탄생을 기념하고,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해 기도한다. 이날은 성찬례를 거행하지 않고 말씀의 전례, 십자가 경배, 영성체 예식만을 거행한다.

 

◆성토요일

 

성토요일은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무덤에 묻히심을 기억하는 날이다. 따라서 이날 낮에는 미사를 드리지 않으며, 성당의 제대도 주님 만찬 미사 후 벗겨둔 채 있던 그대로 둔다. 그러나 저녁이 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깨어 기다리기 시작하고, 마침내 부활 성야 예식으로 파스카 삼일 예식은 절정을 이루게 된다. 부활 성야 예식은 해가 지기 전에 시작해서는 안 되며 또 주일 새벽이 되기 전에 모두 마쳐야 한다.

 

부활성야 예식은 빛의 예식으로 시작한다. 빛의 예식은 어둠과 죽음의 권세를 물리치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깨어 기다리며 또한 그리스도께서 부활로써 세상을 밝히는 참 빛이심을 드러내심을 기념한다.

 

빛의 예식에 이어 인류 구원의 역사를 되새기며 구원의 은총을 기원하는 말씀 전례(7개의 독서와 7개의 화답송으로 이루어짐)가 거행되고 이때 사순시기에 금했던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다시 노래한다. 말씀 전례에 이어 세례수 축복과 세례 서약 갱신식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부활하신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새 생명에 참여하는 성찬 전례가 거행된다.

 

 

 

--평화신문의 기사를 올립니다.--

 

 

 

가브리엘

 

 



30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