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성당 게시판

쿼바디스 도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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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옥 [jinoano] 쪽지 캡슐

2001-07-20 ㅣ No.1325

신림동 성당 부속 어린이집에서 생긴 있을 수 없는 일.

 

 

 

조그만 동네의 알콩달콩 사는 주민, 어린이집을 둘러 싼,

 

아직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정말로 행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깁니다.

 

 

 

올 6월, 손바닥만한 어린이방 놀이터에 멀쩡히 있던 나무가 잘려나가고 땅이 파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슨 공사를 하나...?"

 

모두 그렇게 생각했고... 땅이 깊이 파헤쳐 질 수록 궁금해 졌습니다.

 

알아 본 즉, <정화조 공사를 한다.>는 것이였죠.

 

끄덕끄덕. 공사를 한다는데...

 

어린이방에 모여있는 아이들이 조금 시끄러워도 조금만 견디면 괜찮아 지겠지하며

 

아이를 맡겼습니다. 물론 다른 학부모 역시 그랬다는 군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땅은 깊고 넓게 파여 아이들의 쬐끄만 놀이터는 삼분지 이가 거의 없어지면서 불안감은 가속되었는데...

 

어느날인가 갑자기 집을 짓는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위치로 보자면 어린이방은 남향... 그 앞의 놀이터는 7평남짓한 공간.

 

납득이 가지 않아 놀이방선생님에게 물어 봤습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죠.

 

건물이의 높이가 이층이 되던날, 알게 된 사실은

 

그 용도가 <성당의 공공 화장실>이란 것이었죠.

 

성당의 건물 안에도 성당의 공공 화장실이 있는데?

 

왜 또?

 

갑자기 신자가 증폭을 할 리도 없고...

 

 

 

두 가지의 설이 성당과 어린이방의 학부모에게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첫째는 성당을 위해 밤낮으로 일 하시는 분들(성체조배)이 새벽에 성당 안의 화장실 출입이 어려우니(이들의 일터는 성당의 외부에 있다는 군요.), 어떻게 좀 해 달라는 그 분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는 것과,

 

두번째는 성당안의 신부님의 사실(私室=사제관)에서 거처하는 동안 성당 내의 공공화장실에서 나는 냄새가 싫어 생각해낸 신부님 개인의 아이디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개 다가 말이 안 되는 것이,

 

화장실문은 외부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의 문과 외부의 문이 따로 있죠. 밤의 침입자를 물리기 위해 성당을 걸어 잠글때 화장실의 안쪽문을 걸어 체크를 하고 동시에 새벽일을 하시는 분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의 문을 열어 두면 되지 않나요?

 

어차피 외부의 문은 성당의 구조를 아는 사람만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신부님 개인적인 아이디어도 그렇습니다.

 

자신도 이용하는 화장실 냄새는 싫고, 이제막 자라는 2살에서 7살까지의 어린 아이들은 화장실 냄새를 맡고 자라도 된다는 말입니까?

 

게다가 그 건물은 이층이고, 놀이터도 거의 다 뺏긴 상태고 놀이방은 일층이에요. 남향인데... 이제는 빛도 얼마 못 보고... 그렇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들의 의견을 모아 그 문제의 신부님과 면담을 요청했지만...

 

언제 그 모습을 볼 지 모르겠습니다.

 

신부님의 말씀은 <어느 누구하고도 말하기 싫다>였습니다.

 

신부님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오로지 미사 시간 뿐인데... 내 참,

 

"어린이방 선생의 주동으로 학부모들이 난립해서 괴롭다."라고 하시더군요.

 

뭐가 그리 괴로울까요...?

 

놀이터를 뺏긴, 앞으로 세상의 일꾼이 될 미래의 어린양들보다?

 

공사 소리에 친구의 노래소리조차 들리지도 않는 우리의 아이들보다?

 

햇볓도 볼 수 없는 감옥이 되어버린 너무나 작은 공간에서 미래를 꿈꾸는 어린애들 보다?

 

 

 

게다가 우리 학부모들이 알게 된 이 모든 신부님의 의견은 대리인에게, 그 대리인이 어린이방 선생님에게 통보하여 우리가 알게 된 것입니다.

 

우리 학부모는 신부님과의 대화를 수 차례 시도했지만... 통보라는 신부님의 흔적을 놀이방선생님을 통해 알 수 있을 뿐...

 

이렇게 갑갑한 일이 계속된 상태였습니다.

 

 

 

결국 여러방향의 신부님과의 접촉을 노력한 우리 학부모가 통보식으로 받은 것은 신부님의 일방적인 <어린이방 폐쇄> 조치였습니다.

 

모두가 혼란 스러워했습니다.

 

아이를 맡겨도 될까?

 

이러한 나쁜 조건들이 아이들에게 별 영향은 없을까? 앞으로의 상황은 아이들에게 더 불리해 지지 않을까?

 

아님, 속 시원히 다른 어린이방을 찾을까?

 

하지만, 아이들은 선생님과 깊이 정이 든 상태인데...

 

다른 곳으로 옮겨져 적응하며 상처를 입지나 않을까?

 

혹 다른 곳의 선생님은 지금의 선생님들처럼 믿을 수 있을까?

 

불안만 가중했습니다.

 

그리하여 고민 끝에 조건을 단 일방적인 통보라도 우리 학부모들은 받아 들이기로 했습니다.

 

말하자면 스님을 보고 절에 가는 것은 아닌것처럼 말이죠.

 

우리는 지금의 아이들과 선생님과의 신뢰를 깨뜨리지 않기로 한 것입니다.

 

대리인을 통해 선생님들이 알게 된 신부님의 조건이란...

 

뭐, 그나마 남아있는 놀이터를 다시 단장해 준다던가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감사하고 싶은 맘은 없습니다.

 

어쨌건 모든 것이 일방적이었으니...

 

 

 

시간이 흐르면서 지켜보아도 변하는 것은 그 이층짜리 화장실의 위용이 날로 대단해 화장실공사 완료 기념파티가 열렸고, 어린이 놀이터는 눈에 들어 오기 기분나쁜 곳이 되어간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신부님의 의견은... 조건은...

 

그래요 애초에 생각도 없다는 것은 이미 통보를 받았을 때 알았습니다만... 신부님은 일상에서의 개인적인 평범한 인사조차 묵살하고 계십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가 아닐까요?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안타깝고,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이것을 보고 자란 주의 어린 양들의 앞날이... 말이죠.

 

 

 

예수님 가라사대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을 내밀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오른뺨을 내미는 건지...

 

 

 

지금의 상황은...

 

우리 아이들을 사랑해주셨던 놀이방선생님들은 학부모를 주동했다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시말서(?)와 퇴직(7월 31일) 강요당했습니다.

 

근데 왠 시말서...?

 

신부님의 말씀인 즉,

 

"너희들은 내 가슴에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반성해야한다."

 

이 말은 역시 성당안의 대리인을 통해 모두에게 전달 되었죠.

 

왠 반성? 지금이 어느시대인데?

 

남북이 하나가 되어 이데올로기조차 무너지고 있는 시점 아닙니까? 저는 왠지 김정일 시대의 북한이 생각나는 군요.

 

<자아 비판>이잖아요. 그 반성이란 말은요.

 

 

 

여러분...

 

아직도 이런 일들이 버젓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런 우리를 말없이 바라보고 계십니다.

 

누구든지 가르쳐 주십시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신림본동 성당의 정의덕 바오로 신부님.

 

존경하는 주의 목자님.

 

합당한 조치를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통보보다는 서로의 얼굴을 보며 주고 받는 따뜻한 대화를 원합니다.

 

저희가 주의 목자인 당신을 믿고 따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여, 저희는 당신이 가라 하시는곳으로 따르겠나이다.

 

 

 

 

 

 

 

여러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이 글을 널리 알려 많은 잘 못된 것들이 시정되 모두에게 좋은 일이 생기도록 부탁합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은 여러분의 앞 날에도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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