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곡동성당 게시판

내사랑이그마음에메아리치리라(호세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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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영 [oteresa] 쪽지 캡슐

2000-02-24 ㅣ No.1090

(나해) 연중 제 8 주일    

 

     

     "그제야 내 사랑이 그 마음에 메아리치리라"  

                     (호세 2,17)

 

 

복 음 (마르 2,18-22)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이 단식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사람들이 예수께 와서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의 제자들은 단식을 하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은 왜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잔칫집에 온 신랑 친구들이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야 어떻게 단식을 할 수 있겠느냐?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에는 그럴 수 없다. 그러나 이제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온다. 그 때에 가서는 그들도 단식을 하게 될 것이다." "낡은 옷에 새 천조각을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낡은 옷이 새 천조각에 켕겨 더 찢어지게 된다. 또 낡은 가죽부대에 새 포도주를 넣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도 부대도 다 버리게 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제 1 독서 (호세 2,16ㄴ. 17ㄴ. 21-22)

이제 나는 그를 꾀어 내어 빈들로 나가 사랑을 속삭여 주리라. 그제야 내 사랑이 그 마음에 메아리치리라. 너와 나는 약혼한 사이, 우리 사이는 영원히 변할 수 없다. 나의 약혼 선물은 정의와 공평, 한결같은 사랑과 뜨거운 애정이다. 진실도 나의 약혼 선물이다. 이것을 받고 나 야훼의 마음을 알아 다오.

 

 

제 2 독서 (2고린 3,1ㄴ-6)

어떤 사람들처럼 우리가 소개장을 가지고서야 여러분을 찾아 갈 수 있단 말입니까? 또 다른 데로 갈 때에도 여러분의 소개장이 있어야 한단 말입니까? 여러분 자신들이 바로 우리의 마음에 새겨져 있는 소개장이 아닙니까? 그것은 누구에게나 다 통하고 누구든지 읽을 수 있는 소개장입니다. 여러분은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시켜 써 보내신 소개장입니다. 이 소개장은 먹으로 쓴 것이 아니라 살아 계신 하느님의 성령으로 쓴 것이며 석판에 새겨진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 속에 새겨진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하느님을 굳건히 믿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우리 자신에게서 났다고 내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그런 자격을 주셔서 우리로 하여금 당신의 새로운 계약을 이행하게 하셨을 따름입니다. 이 계약은 문자로 된 것이 아니고 성령으로 된 것입니다. 문자는 사람을 죽이고 성령은 사람을 살립니다.

 

 

 

                                                                    길라잡이

 

기쁨을 안겨주는 새로움

 

오늘 전례에서 결혼과 관계된 상징들을 통하여, 구원이 내려지는 시대에 있어서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관계가 지닌 몇 가지 면모가 강조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당신 백성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는 어디까지나 하느님께서 먼저 해주시는 약속에서 비롯되며, 정의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구체화되고(제 1 독서),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전혀 새로운 단계가 열렸으며(복음), 바오로 사도가 말하듯이 ’성령으로 살아있는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제 2 독서).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만나려면 근본 뿌리에 닿는 진실성을 지녀야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 의도에서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을 새롭게 광야에로 이끌어내시어 그들의 ’마음’에 대고 직접적이고 인격적인 방법으로 말씀을 건네십니다. 주님이 당신 백성과 맺으시려는 관계는 마치 신랑과 신부가 맺는 관계와 흡사합니다.

그와 같은 계획을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하게 실현하십니다. 예수께서는 잡다한 인습과 온갖 규정에 어쩔 수 없이 얽매여 지루한 세월을 반복하는 그런 인간이 아니라, 전혀 새롭고 싱그럽고 활기차고 기쁨에 넘친 인간상을 제시하시고 근본 뿌리로부터 신선한 진리의 차원을 열어 놓으십니다. ’신랑’과 ’새 옷’과 ’새 포도주’처럼 전혀 새로운 인간, 완전히 새로운 정신과 마음씨가 세상 안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그 새 인간은 옛 인간과 타협할 수 없고, 옛 인간을 위기와 기로에 서게 합니다. 단식하고 슬퍼하는 일은 주님이 안 계실 때나 할 일, 이제는 신랑이 오시고 새 사람이 오셨으니 기쁨에 넘치는 잔치를 벌여야 합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단식 규정에 매여 있지 않았듯이 바오로 사도도 인간이 써준 소개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자기가 지닌 추천장은 자신이 선포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따라 생활하고 있는 공동체이며, 그 자체가 살아있는 하느님의 성령으로 쓰여진 편지라고 주장합니다. 곧 고린토 신자 공동체 안에서 온갖 좋은 것과 풍요한 영신생활을 일으켜 주신 분이 그리스도시기 때문에 그분께서 자신을 추천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논리는 이 시대에도 적용됩니다. 가정이나 교회에서 그리스도께로부터 파견된 지도자가 생명을 걸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몸으로 전할 때 그 공동체는 세상 안에 아주 새로운 생명을 주는 성령을 따라 사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소개장

"여러분은 분명히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시켜 써 보내신 소개장입니다." 사도 바오로에게는 그리스도를 따라 사는 고린토 신자들이 그러했듯,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추천서는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공동체의 모습일 것입니다.

☞ 현재 내가 속한 교회, 가정 등 공동체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각 단체나 모임의 묵상꺼리로 이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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