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라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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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annasee] 쪽지 캡슐

2001-07-17 ㅣ No.2611

지난주는 창녀 라합편이었지요(여호수아 2장 6장 마태1,5 히브 11,31  야고보 2,25

롯기 4,18-21).

 

하느님을  믿음으로써(여호 2,9-11),

또한  목숨을 걸고 거짓말을 하여 정탐꾼을 살리는 행동으로 그 믿음을 실천함으로써(여호2장)

멸망에서 구원받고 더우기 (정탐꾼중의 한 사람이던) 살몬과 결혼하여 보아즈를 낳고

당당히 예수그리스도의 조상까지 되는 여인입니다.(마태1,5 ).

인간은 누구나 자기안에 거룩한 그 무엇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읽어 주고 인정해 줬을때

서로를 살리는 행동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

창녀이지만 거룩한 여인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의 오묘함을 다시 한 번 더 느꼈습니다.

보스처럼 생기지 않았느냐며 강론을 시작하셨는데 말씀이신즉 주먹계의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실 기회(!)가 있으셨다합니다. 우리나라 창녀촌의 이동이있었는데 종로-청계천-미아리-청량리-천호동-동두천등지로 쫒겨났다는 그들의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마치 우리본당이 재개발사업을 통해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둘러있는데 원래 사시던 분들중에서 살 능력이 되시는 분들만 남고 그렇지 못한 분들은 쫒겨난 거나 마찬가지랍니다.(사실 재개발사업의 문제는 돈과 권력이 소외된 자들에대한  횡포로 그들이 더더욱 소외되고, 더우기  무지와 욕망에서 비롯된 자연환경에 대한 가공할 파괴행위의 결과를  자자손손 되돌려 받게될 것을 생각하면 너무도 안타깝습니다.얘기가 잠시 곁길로 갔는데요)

 

 이렇듯 가나한 자, 버림받은 자들은 중심에서 멀어져가, 우리 눈에 띄이지 않는 손이 않가는 변두리로 밀려나는 게 라합도 마찬가지라는 요지셨어요.  라합의 집은 성벽에 붙어있습니다. 그곳은 밀려난 자들의 거주지로 적이 처들어 올 때 공격 1호지점이라서 사람이 살 만한 곳이 아니라 하셨습니다. 성 안으로 들러와야지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거라고.. 게다가 창녀인 라합은 아마도 아예 제도권의 보호는 생각도 않하며 스스로 삶을 개척해나가야 하는 자신의 운명을 잘 알고 있었을 겁니다. 전시에도 그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창녀는 두 종류가 있었는 데 1)키데사(신전창녀)- 축제시에는 그래도 가끔씩 대우를 받기도 했다는 군요. 그러나 라합은 아마도 2)죠나(세속창녀)로  더욱 멸시를 받았을 거라셨습니다.  특히 가나안은 이방인의 땅으로 바알 신앙이 가장 중시되었는데  바알신앙에선 생식이 가장 중시됐었다는군요.

 

 

성안에 사는 사람들에겐 성벽/성밖의 사람들이 우습기짝이없다 판단하며 함부로 다루고 멸시하지만 과연 성 가운데 사는 사람들은 깨끗한가라는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안보인다는 것 뿐이지 도덕적 타락은 더 극심할 수있고.  돈 많고 힘있는 사람들이 매일 타락하는 얘기(모모재벌 등등)는 가끔은 재미있다는 정도로 수다의 대상으로 삼지 멸시까지는 않는다. 왜냐면 그들이 성안에 살고있기에. 변두리 인생들에게는 맘대로 폭력을 휘드르면서...

 

이런 모순적인 행동을 우리는 자신과 타인과의 관계속에서도 반복하는데 자신은 항상 성 안에 있다 생각하고 타인은 성벽에 붙여 성밖으로 밀어내 버리며 너는 형편없는 자라고 맘대로 난도질 해버린다고 하셨습니다.좋은 묵상거리를 주셨습니다. 한편 맘이 무겁기도했구요.

 

그것을 라합이 고발하고 오히려 구원 받는 자로 바뀌는데 아마도 창녀의 일도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피붙이 가족을 위해서 하는 것일 거라고. 게다가 예리고 왕에게 거짓말을 함으로써 정탐꾼들을 살리는데 그 행위는 매우 위험한 목숨을 건 행동이었다고.

결국 하느님께서 성안에 있는 자들을 청소해 버리십니다.

 

우리 자신에 대한 고발. 성가운데 있으면서 나 자신은 창녀가 아닌척하고 있는 우리들. 온통 엉망이 되있는 자신이 있으면서도 아닌척하고있는 우리들에 대한 고발.

 

***지난 강론시간에 추천해주신 책은

"성서에 등장하는 여인들의 메시지" 이고 이성우씨가 엮으셨으며 카톨릭출판사가 냈습니다.

 

오는 목요일(7월 19일)은 드보라편입니다. 성서  판관 4장; 5장을 읽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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