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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신부님의 사랑의 일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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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UNG-BAE KIM [dabius] 쪽지 캡슐

2000-04-12 ㅣ No.1296

+찬미 예수님

정희양 형제의 슬픈 호소입니다.부디 이 형제와 기업주를 위하여 화살기도라도 바쳐주십시오.예수 그리스도께서 산에 올라 행복에 관하여 말씀하실때 이러한 말씀을 하셨습니다."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이 세상에는 지금도 고통박으며 슬퍼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부디 이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들과 함께하려 합니다.....

 

호 소 문 > : : PC 통신을 사랑하는 분들께..... : : 저와 제 동료들의 불행과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이 글을 올립니다.

: 저는 올해 나이 만36세로 이름은 정희양 이라고 합니다. 저는 경상북도

칠곡군 석적면 중동 16BL 소재의 (주)동국합섬에서 10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러나 졕仄鳧?미래를 자신할 수 없는 만신창이의몸이 되어 쓸쓸히

이 회사를 상대로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 그럼 먼저 이 동국합섬이란 회사가 어떤 회사이며 얼마나 비도덕적인 회

사인지를 밝히려고 합니다 : (주)동국합섬은 공장이 4개 있습니다. : 주요 생산품목은 1공장 : 8폴리에스텔(원사), 2공장 : 스판덱스(고무

실), 3공장 : 폴리에스텔(원사), 4공장 : 폴리에스텔 칩(원료) 등 주로 화학섬유를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 그래서 동국합섬엔 일반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독성을 지닌 화학 약품들을 많이 취급하고 있습니다.

: 특히 2공장 스판덱스 생산라인은 고부가가치의 사업이긴 하지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각종 부작용등으로 인해 동국 합섬보다 기술이 우수한 다른

업체에서도 생산을 포기한 사업이었습니다. : 안전시설에 엄청난 투자를 해야되기 때문이었지요.

: 하지만 동국합섬은 가건물(조립식건물)처럼 지어진 공장을 199-년 봄부

터 가동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엔 관심이 없는 듯 무서운 화학 약품들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안전장 비류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채 면으로 된 일반작업복 차림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화학약품에 화상을 입기도 하고 알수없는 피부병이 유행처럼 번져서문둥

병 환자를 방불케 합니다. : 독자여러분! : 동국합섬의 피부병이 왜 계속 발생하고 있을까요?

: 이것은 피부병이 아니라, 화학약품에 의한 부작용이기 때문입니다. : 저는 직업병이란것이 노동자들의 실수에 의해, 드물게 일어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 : 하지만, 동국합섬엔 너무나 평범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95년도에

는 피부병 문제가 심각해져서 시끄러운 때가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에서 이의를 제기하며 노동부에 고발까지 됐던걸로 알았는데 어느날 갑자기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진 일이 있습니다.

: 그리고 회사가 달라진 일이 있다면 안전시설이나 안전장비를 지급한 것이 아니라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습니다.

: 피부병 환자들은 다른 공장으로 이동 시켰습니다. 그 이후로는 환자가 발생할 때면 계속 이런 일들만 되풀이 되었습니다.

: 저는 1989년 3월에 입사하여 1997년 10월까지 1공장에서 근무했으나 인사이동으로 2공장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 또한 이때부터 저에게 불행이 시작 된 것입니다. :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온몸이 붉은 반점으로 얼룩지더니 가려움을 동반

한 종기들이 수없이 발생했습니다. : 흰색의 런닝셔츠엔 피와 고름으로 깨알같은 점들이 생기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 그리고 화공약품의 악취로 코피가 나 코속이 헐어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 심한 편두통으로 시달려야 했으며, 알수없는 현상으로 피로감을 빨리 느끼곤 했습니다.

: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저와 같은 증상들이 싫어서 직장을 떠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 인사이동으로 다른 공장으로 간다고 해도 좋아지는 건 별로 없습니다. : 다른 공장에서는 화공 약품은 물론 소음까지심하여 귀마개를착용하지 않

으면 고막이 찢어지는 듯 합니다. : 소음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라인에 오래 있을 수가 없습니다.

: 그러나 이곳에도 시설은 형편없어서 소음을 흡수할 만한 방음벽은 생각해 볼수도 없습니다. : 블록으로 지어진 단순한 벽에 불과 합니다.

: 저는 동국합섬의 이러한 환경에서 10여년을 근무하여 생활한 탓에 병마에 시달리며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

: 1999년 2월엔 결국 쓰러지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 저는 오른쪽 귀가 아파서 견딜 수 없었고, 편두통이 있을때는 진통제도

소용이 없었습니다. : 그러던중 병원을 찾았는데, 저는 이곳에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 저는 몇십만에 한명이 나올까 말까한 희귀한 암(외이도 선암)이라는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서울대 병원까지 가게 되었는데, 저는 이곳에서 또 한번의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 설마 설마 했었는데 정말로 저는 암이었습니다. : 그것도 말기(4기)라는 것과 2개월을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판정이었습니

다. 저의 암은 귀에서부터 뇌속까지 확대되어 있었는데 정맥까지 파고 들었습니다.

: 저는 시한부라는 것과, 심한 고통, 막대한 병원비를 우려하여 한때는 자살을 결심한 적도 있었습니다.

: 그때의 절박한 심정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 저는 다시 살고 싶은 생각을 조금씩 가지게 되었으며,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 24시간의 수술이 있었지만, 정맥까지 파고든 암세포들은 제거하지 못했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 독자 여러분.

: 저는 완전히 제거하지못한 암세포 때문에 방사능 치료를 받았으나 재발한다면 더이상 수술할 공간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 저는 지금 오른쪽 귀가 제거 되었으며 귀에서 뇌속으로 이어진 신경 조직들이 모두 제거되었습니다.

: 저는 뇌를 감싸고 있는 뇌막도 없으며 우측의 뇌를 들어 내야만 했습니다.

: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우측 턱뼈의 관절부분을 잃게되어 말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혀는 신경의 절반을 뽑아서 뇌신경에 이식한 상태라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합니다. : 저는 오른쪽 눈에도 수술 후유증이 있습니다.

: 뇌수술을 받을 때우측시신경도 절반을 잃게 되었습니다. : 저는 우측눈을 감을수도 없으며 테이프를 붙여놓고 생활해야 합니다.

: 그리고 안면마비가 심하여 어쩌면 좌측의 시력까지 나빠질 가능성이높다고 합니다.

: 이 밖에도 저의 배 부분은 상당히 많은 피부를 머리에 이식했으므로 몸

은 뒤틀리고 허리를 펼수도 없으며 음식도 밥 한공기를 다 먹지 못합니다. : : 독자 여러분!

: 수술이 끝난 지금 저의 단란했던 가정은 비참할 정도로 변했습니다. : 거액의 수술비로 엄청난 부채를 지고 있습니다.

: 생계는 아내가, 제 병간호를 하면서 틈틈이 청소일을 하러다니는데, 월 20만원의 : 수입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 집안엔 하루하루 쌀을 사서 밥을 짓고 때로는 끼니를 거를 때도 있습니다.

: 제가 몸이 뒤틀려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므로 아내가 영양가있는 음식(계

란)을 마련하는데 정작 아내는 너무나 자주 굶어서 몸이 퉁퉁 부어 있습니다.

: 저는 언젠가 수술을 한번 더 받아야 한다는데 거액의 수술비를 마련할 길

도 없고 부채에 찌든 탓에 그리고 일을 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러 명예퇴직까지 하고 말았습니다.

: 이제 우리가정은 이집(사택)도 비워줘야 합니다. : 병든몸으로 어디를 가야할지 막연하기만 합니다.

: 6세의 서은이와 4세의 딸 채은이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에게 그저 죄스러울 뿐입니다.

: 무너질대로 무너지고 만신창이가 된 가장의 마음이 이런것인줄 몰랐습니다. : : 독자 여러분!!!

: 저는 살고 싶었기에 처자식을 먹여 살리고 부채도 탕감해 보려고 보험 일을 하려 했습니다.

: 그러나 움직일때마다 찾아오는 통증과 어지러움 증상은 2~3일만에 저를 무너뜨리고 말았습니다.

: 독자여러분, 저의 이병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되십니까? : 저는 지금도 암투병과 피부병으로 고생하고있지만 회사는 저를 완전히 외

면했습니다. : 제가 회사에서 병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찾아오지도 않았으며 따뜻한 말 한마디 전하지 않았습니다.

: 오로지 저에게 전한 말이 있다면 휴직기간이 끝났으니 더 이상 급여(60만원)가 :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과, 출근을 하라는 통지였습니다.

: 수술을 하고 실밥도 풀지 않은 사람에게 말입니다. : 독자여러분! : 저는 몸이 채 완쾌되지 않은 상태에서 퇴원을 했습니다.

: 그리고 오래 전부터 회사에서 너무한다고 생각했기에 보상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저에겐 따뜻한 말 한마디가 그리웠지만 너무도 냉담했으며 괴물 취급을 받는게 싫었기 때문입니다.

: 사실 저는 수술후 귀도 없고 형편없이 야위어서 사람들에게 나서기를 두려워 했었습니다.

: 그러나 이제 제게는 더 이상 잃을게 없다고 생각했기에 회사를 상대로 투쟁을 해왔습니다.

: 변호사를 만나기도 했으며, 성당이나 각종 사회단체를 찾기도 했습니다. : 그런데 저는 음식도 잘 먹지 못하여 체력이 형편없습니다.

: 쓸쓸히 투쟁을 한지 벌써 한달이며 지금 저는 너무도 지쳐 있습니다.

: 병든 몸으로 혼자서 대기업과 싸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저는 너무 괴롭습니다. : : 독자 여러분!

: 저는 뇌손상이 심하여 제 생명이 많이 단축될 것 같습니다. : 그리고 어쩌면 36세의 젊은 나이는 죽는날까지 암재발을 염려하며 살아

야 할 것입니다. : 하지만 저는 끝까지 투쟁을 하려 합니다. : 제가 무덤에 들어가는 그날까지 이 회사의 부당노동 행위들을 알리려 합니다.

: : 지금 동국합섬은 직업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를 이번 명예퇴직 대상에 포함시켜 반 강제로 회사를 떠나게 했습니다.

: 이들에게도 입과 입을 통해서 전달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은게 제 소망이랍니다.

: 독자여러분, 동국합섬은 제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제 억울함을 하소연 한다는 것을 알고 저에게 접근하여 돈을 원하면 돈을 줄테니 조용히 있

으라고¸"회사는 10원짜리 하나도 보상해 줄수가 없다."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 마치 비웃듯이 싱글거리며, "만약 법으로 가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다.

법으로 가려면 가고, 합의를 하려면 돈은 10원짜리 하나도 안되고 하도급이나 맡아라."

: 독자여러분 사실 저는 병 때문에라도 포기하고 싶습니다. : 그러나, 동국합섬은 지금도 피부병 환자가 생기고있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것입니다.

: 저는 저 자신보다 동료들의 불행이 더 염려스러워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 독자 여러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그 누구라도 좋으니 저에게 좋은 의견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저는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을 많이 잃었으며 좋은 판단을 내리려면 오랫동안 생각을 해야합니다.

: 또 저는 하나뿐인 귀마저도 난청이 심하고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으므로 투쟁을 하려 해도 활동하는데많은 장애를받습니다.

: 여러분 제발 도와 주세요. : 좋은 의견을 보내주세요. : 제가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 그래서 사회, 정의로운 사회란 걸 보여 주세요.

: 부탁드립니다. : : 끝으로 이 글을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이글을 마칩니다. : : 1999년 7월 17일 : 정 희 양 드림

: 연락처 : (0546)455-1371 : 주 소 : 경북 구미시 형곡동 4주공아파트 401동 301호 :

추신: 정희양 형제는 돌아 가셨습니다.

     이 글의 답변을 써주신 이홍원 마티아

     형제님께 감사드리며 고 정희양 내용은

     www.wehkr.org 게시판 에서 오른쪽에서

     두번째 제목을 클릭하시어 4번 3번 2번 내용입니다(4월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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