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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보배로운 눈을 가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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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11-04-03 ㅣ No.7379

 아름답고 보배로운 눈을 가진 사람.

우리는 살아가면서 ‘죄란 무엇일까?’하고 생각해 볼 때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사순절이 되면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수난 받으신 주님의 고통을 생각하며,

내 안에 있는 죄에 대해 더 깊이 생각 해 보게 됩니다.

하지만 죄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들은 모두 다릅니다.

사람마다 다르고, 국가, 종교, 사회마다 모두 다를 수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개미 한 마리, 벌레 한 마리 죽이는 것도 큰 죄가 됩니다.

힌두교에서는 소를 신성시하여 절대 죽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먹지도 않습니다.

이슬람교에서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술 마시는 것을 아주 큰 죄로 생각하여 술 마시는 사람을 국가에서 범법자로 처벌하며,

아예 술을 만들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개신교에서도 술과 흡연을 큰 죄를 짓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죄에 대한 생각과 배경은

그 나라 사람들의 역사와 환경, 종교에 많이 좌우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들이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들이

역사적으로 죄에 대한 관념의 차이를 만들어 온 것입니다.


우리 천주교에서는 죄를 아주 다른 차원으로 해석합니다.

우리 천주교에서는 죄를 아주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차원에서 이해하고 해석하려고 합니다.

즉 죄란 진리의 근원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뜻을 저버리는 모든 생각과 행위라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죄는 하느님을 등지는 행위, 하느님을 멀리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하느님 아버지를 떠나 자기 멋대로 살아가려고 하는

모든 생각과 행위가 바로 죄라고 말합니다.

창조주이신 하느님을 떠나 자신과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죄입니다.

마치 자기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부모를 버리고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며,

부모와 자신이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사람을 불효자라고 하는 것처럼,

하느님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것을 우리는 죄라고 하는 것입니다.

불효자는 부모의 말씀을 듣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축복을 선택하지 않고 저주를 선택하는 것이 죄이며,

빛과 희망을 선택하지 않고 절망을 선택하는 것이 죄입니다.

나도 살리고 너도 살리는 생명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죽음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죄입니다.


사람은 하느님을 떠나면 진리에 눈이 멀게 되어 죄를 짓게 됩니다,

하느님을 떠난 사람은 시간이 갈수록 양심이 사라지고, 사랑과 용서의 마음도 사라집니다.

축복과 생명과 빛이 보이지 않게 되고, 마지막에는 오직 어둠과 죽음만이 남게 됩니다.

그는 결국 자신을 망쳐 영원히 불행해지고,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죄는 연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한 번 바라보면 계속 바라보게 되고, 한 번 빠지면 계속 빠지게 됩니다.

또한 더 크고, 더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이 한 번 하느님을 잊고 하느님을 등지면 그의 눈은 매일 재미있는 것만 찾게 됩니다.

그러다가 그의 눈은 더 재미있는 것, 더 쾌락적인 것, 더 자극적인 것만 쫓게 되어,

나중에는 자신의 몸과 마음조차 감당할 수 없는 불쌍한 처지가 됩니다.

그러다가 그의 영혼은 굶주린 늑대처럼 쾌락의 노예가 되어

급기야 죽음과 멸망의 늪에 빠지게 되어 자신의 힘으로는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너희가 눈먼 사람이었으면, 오히려 죄가 없었을 것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은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만일 우리가 진리와 사랑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차라리 눈먼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우리의 눈이 멀었다면 죄를 덜 짓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우리의 눈은 간사하고 편협하고 속아 넘어가기 쉽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죄를 짓지 않으려면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야 됩니다.

그리고 우리의 행복과 참 평화를 간절히 바라시는 하느님을 생각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의 눈이 밝아지고 우리의 마음이 진리 안에서 축복으로 가득 차게 됩니다.


우리의 눈이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진리에로 향할 때 우리는 행복합니다.

우리의 눈이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축복과 빛을 바라볼 때, 우리는 평화의 사도가 됩니다.

우리의 눈이 헛된 것을 바라보지 말고 하느님만을 바라보도록 합시다.

그러면 우리의 눈은 보배가 됩니다.


맑고 초롱초롱하며, 깨끗하고 순수한 눈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이 됩시다.

눈이 아름다운 사람은 그 마음과 영혼도 아름답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부활의 영광을 희망하는 아름다운 눈을 가진 사람이 됩시다.

(송현성당 마태오신부님의 사순 제4주일 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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