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성당 장년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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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옥 [case] 쪽지 캡슐

2000-06-21 ㅣ No.1165

주여!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어느 한부분으로만 느끼는 매력으로써 사랑이 아니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러한 사랑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당신께서 십자가 길에서 나에게 보여주신 그 사랑을 선명하게 볼 수 있게하소서.

주여!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무엇에 의존하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나눔의 사랑임을 알게 하소서.

하나가 움직이면, 다른 하나가 쓰러지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하나가 움직임으로 모든 피조물이 생동하는 그런 사랑이 되게 하소서.

주여!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나의 외로움이나 고통을 달래 주는 달콤한 사랑이 아니라 외로움과 고통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랑이 되게 하소서.

그래서 외로움과 고통의 내면에 숨어 있는 진리를 똑 바로 볼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주여! 사랑하게 하소서.

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이 무엇인가에 목말라 갈망하는 사랑이 아니라 이미 충만되어 있는 사랑임을 알게 하소서. 마치 당신이 오면 즐겁지만 당신이 나에게 오지 않더라도 무엇인가로 채울 수 있다는, 아니! 내게서 떠난도 해도 조금도 비참하지 않다는 그런 사랑이 되지 말게 하소서.

주여! 당신을 사랑하게 하소서.

주여! 이런 사랑을 저에게 허락하소서.

이런 포근한 사랑 속에서 영원히 죽게 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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