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농동성당 게시판

작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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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jung9711] 쪽지 캡슐

2001-02-18 ㅣ No.1921

안녕하셔요?

책을 읽다가 좋은 글이 있어서 올릴려구요

끝까지 읽어주셔요

 

 

아름다운 두 여인

 

누나와 저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거친 세상을 힘겹게 살아왔습니다.

중학교 중퇴가 고작인 누나는 택시기사로 일하며

내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시집도 가지 못하였습니다.

누나는 승차거부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노인이나 장애인이 차에서 내리면 헤드라이트로

어두운길을 밝혀주었습니다.

누나는 파스칼이 누구인지를 모르지만

남모르는 선행이 가장 영예롭다는 파스칼의 말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런 누나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운전 덤프트럭과 충돌해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었습니다.

나와 결혼을 앞두었던 여자는

누나와 같이 산다면 자신이 없다며

누나와 자신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최후의 통첩을 보내왔습니다.

실연의 아픔에서 벗어날때쯤의

어느날 오후

누나가 후원하는 고아원을 방문하기 위해

누나와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한시간이 넘도록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휠체어에 앉은 누나를 보고는

그대로 도망치듯 지나갔습니다.

어둠이 깔리는 때가 되자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누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택시 한대가 우리 앞에 멈추더니

갑자기 택시 뒤편의 트렁크가 열렸습니다.

기사는 여자였습니다.

내가 누나를 택시에 안아 태우는 동안

그 기사는 휠체어를 트렁크에 넣었습니다.

 고아원에 도착한 시간은 캄캄한 밤

내가 휠체어를 밀고 어둔길을 가는 동안

여자기사는 헤드라이트로 길을

환히 밝혀주었습니다.

나는 지금 이 아름다운 두 여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나는 그 여자기사와 결혼하여

누나와 함께 한집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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