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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6 한일 축구경기를 보고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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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준 [bopark] 쪽지 캡슐

2000-04-28 ㅣ No.893

영원한 라이벌인 한일 축구가 전국민의 뜨거운 관심속에 잠실벌에서 있었습니다.

언론에서는 1:0으로 한국이 이긴 결과만 놓고 대서특필했고, 그날 왼발의 달인으로 불리우는 하석주선수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비추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내용과 결과를 떠나 심각하게 반성할 부분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듯 합니다.

경기가 끝난 후 "울트라 닛폰"이라고 불리우는 일본 응원단이 앉았던 자리에는 쓰레기 하나 없이 깨끗했는데, "붉은 악마"라고 불리우는 한국 응원단 및 관중석에는 수많은 쓰레기가 나뒹굴고 있는 모습을 텔레비젼을 통하여 보고 실망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과연 이것이 우리국민의 수준인가? 의심스러웠습니다. 올림픽을 치루었고, 앞으로 2002년에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들이 결과만을 소중히 여기고 관중석을 난장판으로 만든 모습은 어떻게 설명 해야할지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곳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께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밤새도록 해야 다 치운다"고 인터뷰 하시는 것을 보고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는 단언하건데 그날 결과는 한국이 이겼지만 전체적인 모습에서는 결코 일본에 이겼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극일을 외치는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으로 어떻게 전세계인을 불러 잔치를 벌여야 할 지 한심한 생각이 들더군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깨어야 합니다.

쓰레기를 버리지 말아야 한다고 유치원에서 배웠을텐데 성인이 되어서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우리의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강제력보다는 자율이 더 좋다는 것을 이 땅에 살고있는 우리들은 군사 독재시절을 겪으면서 뼈저리게 느꼈을 것입니다.

각자가 앉았던 자리에서 자기 쓰레기만 챙겨 나온다면, 밤이 새도록 찬이슬을 맞으며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편안히 집에서 쉴 수 있었을 우리의 이웃도 생각할 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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