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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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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규 [marco1998] 쪽지 캡슐

2011-02-14 ㅣ No.7349

 

“잃었던 아들”이란 복음 내용에는 세 사람이 등장합니다.

아버지, 집 잘 지킨 큰아들, 가출한 문제아인 둘째아들.

이 세 사람 중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큰아들도 둘째아들도 아닌 아버지입니다.

왜 아버지가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일까요?

  1) 둘째아들을 잘못 키워서     2) 마누라가 없어서     3) 배가 나와서

  4) 아들들한테 휘둘리고 살아서     5) 이 중에 답이 없음


아버지는 가장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사람이어서,

심리적으로 가장 성숙해서 하느님께 가장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것입니다.

어른스러운 삶이란 무엇인가?

나이가 어릴 때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합니다. 언제 그럴까요?

어릴 때 시장 약장사 구경 갔다가 “애들은 저리 가라”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미성년자 출입금지, 미성년자 관람불가란 표지판을 보았을 때,

너도 커 보면 다 안다 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용돈을 내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늘 아쉬운 소리하며 타 쓸 때

‘빨리 어른이 돼야지’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하게 되는 행동이 ‘어른 흉내내기’입니다.

아버지 옷을 꺼내 입어 본다든가, 면도기를 써 본다거나,

몰래 숨어 뻐끔 담배를 피워 본다거나,

엄마 화장품을 훔쳐 발라 본다든가 합니다.

그런데 그러다가 ‘아, 나도 어른 대열에 들어서는구나’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주민등록증 받았을 때, 명절날 세뱃돈이 끊졌을 때,

학생이 아니라 아저씨 소리를 들을 때,

뜨거운 욕탕 물에 들어가서 시원하다는 소리를 하게 될 때,

‘애들은 가라’하던 삐끼들이 ‘물 좋습니다’ 외치면서 소맷자락 잡아당길 때...

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은 단순한 성장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고,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의미, 또 다른 차원의 이야기인 것입니다.


그럼 진정한 어른, 성숙한 어른은 어떤 삶을 사는 사람을 말하는 것인가?

영성가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참 어른’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자신이 떠날 수도 있고 머물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아는 사람.

    즉, 인생에서 영원히 내 손안에 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고,

    또한 자신조차 언젠가는 떠나야 하는 존재란 것을 아는 사람.


② 인간관계의 소중함, 인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많은 사람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베풀기도 하고 기댈 줄도 아는 사람.


③ 다양한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여러 각도에서 폭넓게 자기 인생을 바라볼 줄 아는 사람.


④ 무기력하거나 나약하지 않고 자기 인생을 결정짓고 책임질 줄 아는 능동적인 삶을 사는 사람.


⑤ 양심과 죄책감, 후회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자기 자신을 용서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


⑥ 인생의 즐거움을 즐길 줄 알고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생을 사는 사람.


⑦ 이룰 수 없는 것은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의 욕심을 적절히 조절할 줄 아는 사람.

   원하는 것을 어떻게 얻는지를 알며 고통과 맞서 헤쳐나가는 법을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을 일컬어서 ‘참 어른’이라고 합니다. 참 쉽지요???

성경에 나오는 아버지는 이런 삶을 산 어른의 전형적 모범이었기에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람이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어른이 되는 것이 쉬운 일인가?

절대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래 무엇인가를 더 가지려고 하고,

세상을 내 마음대로 움직이고 싶은 욕구가 강한 존재인데

그런 욕구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즉, 

마음의 속상함을 잘 이겨내야 하기 때문에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면 인생사에서 만나는 속상한 일들을 잘 이겨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혼자만의 시간, 하느님과 일대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가?

사람은 보통 실연을 하거나 혹은 커다란 상실, 상처를 입고 나면 두문불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안 만나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방콕’해 버리는데,

몸뚱어리만 방안에 들어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아도 자기 마음의 동굴 속 깊이 들어가 버립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부모님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답답하다, 흉측하다,

그러다 폐인 될라 야단치면서 사람을 만나라, 활동을 해라 다그칩니다.

그러나 많은 영성가들은 그렇게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혼자 있는 시간에 과거의 기억을 정리하고,

떠나간 대상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자기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을 가질 0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혼자 있는 시간이 속상한 마음을 추스르고

한 단계 높은 성숙한 어른의 삶으로 가는 필수 과정이란 것입니다.


어떤 본당에 영 마음이 헷갈리는, 이름이 ‘나갑’이라는 신자가 한 분 있었습니다.

이분은 몸에 좋은 거라면 개똥도 약이라고 주워 먹고,

자기 팔자를 고칠 수 있다면 신부건 목사건 점쟁이건 가리지 않고 찾아가서

자기 운수를 봐 달라고 하는 약간 천방지축인 사람이었는데...

어느 날 어떤 신자가 하느님의 계시를 받아

운이 트이는 이름을 지어 주는 은총을 얻었다는 이야기를 듣고서는

부리나케 찾아가서 자기 이름에 약간 손을 봐 달라 부탁하였습니다.

부모님이 자기 이름값하고 살라고 ‘갑’이라고 지어 주었는데,

이름 때문인지 영 인생살이가 꼬인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그 신자분이 열심히 기도하더니 종이에 여섯 ‘육’자를 적어 주면서

“주님께서 여섯 배로 이름을 떨치게 해 주겠다” 약속하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나육갑”이 되었는데,

주님 말씀대로 본당신자들이 이분의 이름을 듣고서는 “육갑을 떨고 있네” 하더니

그 소문이 파다하게 퍼져 나육갑이란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러자 아내와 자식들이 동네 사람이나 성당 신자들 얼굴 볼 면목이 없으니

빨리 가서 이름을 바꾸라고 들고일어났습니다.

하는 수 없이 나육갑 신자는 다시 그 자매에게 찾아가서 개명을 요청.

그 자매가 다시 기도하더니 “하느님께서 당신이 이름 바꿔 달라고 해서 많이 노하셨다.

그래도 새 이름을 다시 주시겠다 하셨으니 이번 이름은 절대 바꾸지 말라.” 신신당부하면서

종이에 무슨 글자를 조심히 적어 접어주면서

“귀한 이름이니 반드시 본당 신부 수녀 신자들 앞에서 열어 보라.” 하였습니다.

나육갑 신자는 그 종이를 조심히 받아 본당신부와 신자들 앞에서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단 한 글자 ‘꼴’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꼴갑”

그리고 그 밑에 설명이 “꼴갑 떨지 말고 기도나 열심히 해라.

 - 발신자: 하느님”이라고 적혀 있더랍니다.


몸에 좋은 거라면 뭐든지 다 먹는 사람들은 대개 간질환에 걸려서

병원 신세를 지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처럼 자기 팔자 바꾸기 위해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분들은

돈 날리고, 기껏해야 육갑 떨고 있네, 꼴갑 떠네 하는 소리나 듣는 개 망신살이하기 십상입니다.


주님께서는 당신 삶이 힘드실 때 홀로 산에 오르셨다고 하고,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님께서도 마음이 가장 힘드실 때

홀로 세 시간 이상을 기도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모든 국민에게 사랑받는 어른으로 기억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살기가 어려우실 때 일수록 주님 앞에 홀로 기도하셔서

속상한 마음 잘 추스르시고 주님께 사랑받는 참 어른의 삶 사시길 바랍니다.

사제성인 말씀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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