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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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자 [lea75] 쪽지 캡슐

2000-03-08 ㅣ No.1252

오늘 드디어 미루고 미루었던 얘기를 힘겹게 했습니다.

울엄마 마음을 무겁게 할 내 밥줄이었던 직장을 관둔 얘기를....

그때의 엄마의 표정이란....

무지하게 서운하고 걱정되고 서글펐나봅니다.

부모인 자신에게 아무 얘기도 않고 덜컥 일을 저지른 딸내미가 밉기는 커녕 오히려 안쓰러워 보이나봅니다.

자신이 짐이 된다는 생각에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우리 엄마

그 짐을 벗어던지고 싶어 탈출구를 마련하는 제모습을 은연중에 느끼시나 봅니다.

그 짐이 버겁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참 못난 자식입니다.

 

60이 다 되가는 이 노인네를 보면서 자꾸만 자꾸만 가슴이 싸해지고 눈물이 왈칵 나옵니다.

그 싸해짐을 없애려고 오늘도 알콜을 섭취했지만, 오히려 그 싸해짐이 증폭되어 제자신이 점점 경직되어 갑니다.

거북이 등짝처럼 갈라진 엄마의 손을 보면서 그 흔한 로션하나 사 드리지 못하고 창피해 하고 있는 내가 정말 한심스럽습니다.

 

이젠 우리가 어머니의 마음을 어루만져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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