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성당 게시판

나의학교생활 & 학원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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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영 [한스밴드] 쪽지 캡슐

1999-08-25 ㅣ No.1244

  학교에 간다...학교에 간다.. 어제 4시간 자고 학교에 간다..

  아..감기는 내눈....감기는 내눈.....선생님은 아실까??? ....그걸 아실까??

  내가 어젯밤 스타를 연구하다가 저그보단 프로토스가 좋다는걸 알아내 버린걸...

 

  교문을 내딛으면서 들리는 친구의 한마디

  "야! 너 지각이야!!"

  역시 선도 친구를 두면 골치가 아프다니까...

  선도친구 둬서 덕좀 볼려나 했더니만 지가 더 설치며 날 잡네...

  선도 아이는 내 번호를 외우고 있다...벌써 사흘째 지각..

  학생부 정관희가 주관하는 ’우리 작은 운동장 3바퀴돌기’ 를 가까스로 마친 후

  ..정말 느끼는건 작은 운동장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다는 것!

  교실에 들어가면 어느덧 종이 친다.

 

  수업시간....

  비몽사몽 꿈속을 헤매는 내 얼굴을 보고 친구가 내뱉는 따가운 한마디..

  "야! 얼굴에 자국났어!!"

  "자국..."

  별 대수롭지 않다....별로...별로...자국이야 맨날 나는 거지만

  아아~! 나의 청춘의 자국은 이렇게 교실에서 숨을 거두고 있구나...

  잠이나 제대로 자 봤으면...잠이나...

 

  눈이나 크면 괜챦을 텐데....그나마 있는눈은 보이지가 않는다...

  눈이 감겨도 눈이 감겨도....그게 뜬건지 감는건지...

  선생님들도 다들 헷갈려 하시나보다...눈감고 자도 모른다...--;

  

  점심시간..

  밥 뚜껑을 열며 나는 중얼거린다....

  ’반찬통(캐논)간의 간격에 유의 해야해...간격에...유의해야되’

  밥 먹으면서 졸고있는 내 모습...그것을 딱하게 본 친구가 찬물을 건네준다.

  "자..마셔.."

  아...이런게 바로 참사랑이요, 우정이로구나!!!! 새삼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점심을 먹으면 또 잠이 쏟아진다...쏟아진다.

  남보다 눈이 작아서 감기기도 빨리 감겨버리는 내 눈...

  서러움을 뒤로한채 다시 꿈속을 헤매인다....내 얼굴의 자국을 가실날이 없구나!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꿈속에서 한데 어우러져 오페라를 이룬다.

  아... 무슨 의미인지 모를 그 순간순간의 꿈들이여~!!!!!

  다시는 잊혀지지 않으리라...

 

  집에 잠깐 들렸다가 다시 학원으로 행한다..

  손에 차비1000원을 꼭 쥐고...’잃어버림 안돼...잃어버림 안된다....’

  머릿속에 되뇌어 보지만 어느덧 그 종이는 온데 간데 없다.

  ’아차! 또 졸았군’

  

  학원에 가면 늘 한결같은 수학의 강의시간...

  "자아~ 선분 ab하고 선분dc하고 뭐이락했냐...뭐이락 했냐보니깐 7이라고 했다.

   쟈아..그럼 보자...엑스값이 뭐이라 했냐..뭐이라 했냐...7 쁘라쓰 루뜨 3이면

   이 식을 고대로 여따가 쳐발라 보자고 했다.....’삼각형 abc의 넓이를 구하시오..’

   라고 했쟈?...뭐이냐 이것...아 참말로 귀챦은 것을 시켜싸부리냐...

   쟈아...밑에보면은 답 나와있다...(귀챦아하며)그래도 한번 풀어보쟌     

   마이다..답보지 말락 해이찌??(이하생략)"

  한결같은 목소리...뱀장수의 목소리다..이젠 익숙하지만.....수학선생이 수학문제 푸는걸                           

  매우 귀챦아한다.....-_-

  

  학원이 끝나고 집으로 오는길...그길엔 술취해서 술주정 하는 사람들도 많고...

  정신병자들도 참 많다......난 밤거리를 보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맘이   

  아프다. 어른들은 온통 돈 얘기 뿐이다...돈...돈...돈... 그리고 아저씨들은 술만   

  먹으면 싸운다.......난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래서인지 돌아오는 길에도 여전히 지긋이 눈을 감고 잠을 잔다..

  내가 눈을 감고 잠을 자는 이유다...그리고 내가 눈이 작은 이유중에 하나이다.

  나쁜건 안보고 살려고....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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