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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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3-09-08 ㅣ No.5316

 

 

 대문 밖을 나서면 내 운명이 어찌 된 운명의 길을 걸을지 모르지만

 

나이 오십이 가까워지면서까지 좌우명처럼 가지고 있는 글이 있지요.

 

아무리 험한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어도 그런 운명조차 바꿔줄 힘이 있는

 

비법?이 있다고 늘 가슴에 품고 다니며 실천하고 하는 말.

 

" 운명아 ! 길을 비켜라.........."

 

첫째는 웃는 얼굴을 하고

 

둘째는 남에게 베푸는 보시를 하고

 

셋째는 항상 기도하는 맘으로 살면 나쁜 운명도 비켜 나갈 것이라는 말이였습니다.

 

한편 내 아주 어릴 때 동화책 속의 글이 어린 맘에 오래 남은 동화의 한 구절도

 

있습니다.

 

한 고을에 임금님 행차가 있었는데 백성 모두 길에 나와 고개를 쑥이고 있는데

 

한 청년만 늙수레한 여인을 업고 임금님을 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임금님

 

눈에 띄었답니다.

 

임금님이 자초지종을 물으니 업고 있는 분은 어머니신데 많이 편찮으시지만

 

어머니께서평생 소원이 백성으로 나랏님 얼굴 한번 보는게 소원이시라 해서

 

염치없지만 이리 임금님용안을 뵈려고 길에 섰다고하니 임금님은 그 아들의

 

효성에 감동하여 후한 상금을 내렸다고 합니다.

 

마침 그 동네 아주 불효 막심한 아들도 살았는데 이 불효자가 효자의 상금을

 

받은 것이 부러워 훗날 자기도 억지로 어머니를 업고 길가에 서서 임금님을 뵙기

 

를 청하니 동네 사람들이 저 사람은 불효자인데 일부러 상금을 타려고 어머니를

 

업고 나섰다고 고자질을 했습니다.

 

 

하지만 임금님은 벌 대신 그에게 효자 흉내를 냈다고 비슷한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물론 어진 임금님이 내린 상이지만 제 어린 마음에도 좋은 흉내는 모방해도 좋은 것이라

 

는생각이 늘 떠나지 않았습니다.

 

하마......... 마음에 제 마음에도 나쁜 마음 있을테지만 좋은 흉내를 내며

 

살기로 한 것이 남을 위한 봉사란 흉내를 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병원 봉사를 다녀와서 환자를 보고 맘이 아파 며칠 가슴 앓이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화제가 나 남편이 죽은 줄 모르며 입원한 할머니에게 뭐라고 말을 전해야하는가

 

내가 할머니의 딸이라면 무슨 말을 전해야하는지 생으로 사서 고민을 하며 보냈습니다.

 

남편 아침 식사 수발을 들으며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이

 

"만약 엄마가 계신데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셨다면 그 부고 소식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하고 물으니 남편의 말은 " 그냥 엄마! 아빠 죽었어!! " 하면 되지 뭐 어렵냐고

 

하는 간단한 말에 남편이 다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어찌 남의 일이라고 저렇게 말을 할 수가..........."

 

한 일주일 지나 남편의 말을 생각해보니 역시 남자들은 여자들 보다 복잡하지 않고

 

결단력이 강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미치니 "엄마! 아빠 죽었어...."

 

가 그리 나쁜 말로 들리지 않는 것 이였습니다.

 

  과거를 잊고 새로 힘차게 살아가려고 할 땐 때로는 상처 같은  결단력도 필요하다는 생각

 

을 갖게 해주는 말 이였으니까요.

 

아프지만 곪은 상처는 빨리 짜 버려 새로운 살이 나오게 하는 방법일 수 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게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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