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성당 게시판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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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annaj73] 쪽지 캡슐

2000-02-24 ㅣ No.1161

당신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있다가 사람들이 애태우며 찾도록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별로 아프지 않는데도 많이 아픈 척하면서 어리광 피우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내 살아가는 이야기 하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아침에 축근하지 않고 늦잠을 자고 어두워질 때까지 음악만 듣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세상을 등지고 산속에 들어가 오두막집 짓고 혼자 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산에 올라가 참고 참던 말들 실컷 내지르고 싶을 때가 있나요.

당신도 모든 것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다가 막상 그를 만나면네 잘못이라 말하고 돌아선 적이 있나요.

 

나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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