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동성당 게시판

[펌] 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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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민 [goodguy] 쪽지 캡슐

1999-04-26 ㅣ No.1602

[퍼옴 : 천리안]

 

동그랗고 예쁜 눈이 있었습니다.

 

그 눈은 동그랗기 때문에 동그란 세상을 잘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 동그란 눈에 세모난 세상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동그란 눈은 자기를 더 크게 하여

 

용케도 세모가 들어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어느날,

 

이번에는 네모가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동그란 눈은 자기를 크게 하여 네모도 맞아 주었습니다.

 

그런데 세모와 네모는 동그란 눈 안에서

 

서로 이리 콩! 저리 콩! 아우성이었습니다.

 

그래서 동그란 눈은 더 넓은 자리를 만들어 주었지만,

 

세모와 네모는 여전히 콩콩거리며

 

동그란 눈에 상처를 입혔습니다.

 

그래서 동그란 눈은 세모와 네모를 품은 채 상처투성이로 죽었습니다.

 

한참 뒤, 동그란 눈은 가만히 눈을 떴고 다시 살아났습니다.

 

여전히 동그랗고 아름다운 눈이었습니다.

 

여전히 세모와 네모를 품고 있었습니다.

 

또 여전히 세모와 네모는 콩콩거렸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둘이 콩콩거릴 때마다 동그란 눈은 맑은 물,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동그란 눈 안에서 콩콩거릴 때마다 눈물이 흘렀지만,

 

세모와 네모는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동그란 눈은 예전처럼 상처는 덜 받았지만,

 

이제는 눈물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큰 눈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모습이 네모와 세모가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것을 다 감싸 안으시는 동그란 눈은...

동그란 눈을 아프게 하지 맙시다...

   

                                    GOO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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