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독후감)

인쇄

정순자 [stellara] 쪽지 캡슐

2006-04-05 ㅣ No.6577

(독후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지음

                                    

사순특강을 듣고 늦게 귀가한 남편이  이 책을 주어 읽게 되었습니다.

책 좋아하는 아내를 둔 우리 남편은 가끔씩 책 선물을 하여 아내 사랑 듬뿍 받는 남편이 되고는 합니다.   이번 특강의 주제가 '생명'인데 특강의 주제와  잘 맞는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 환경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범죄자가 되고 사형수가 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윤수라는 청년과,열다섯 살의 어린 나이에 사촌 오빠에게 성폭행 당한 후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하며 반항적이며 냉소적으로 변해 아픈 삶을 살던 유정이라는 여성이 사랑 받으며 사랑의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 줍니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어머니의 가출로 일곱살된 윤수와 네살된 은수는 험한 세상에 버려지게 됩니다.  언제나 술에 취해 형제를 매질하던 아버지와 먹을것도  없고, 온기 없는 냉방에서 구원의 상징으로 기다리던 어머니는 영원히 그들을 버립니다.   동네에서 얻은 얼어 붙은 찬 밥 한 덩어리를 허겁 지겁 베어 먹던  윤수는 세상에 대해 그때 부터 살의를 품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예전 우리 어머니들은 남편이 가정을 돌보지 않거나 혼자된 경우에도 희생과 헌신으로 목숨바쳐 자식들을 거두었습니다. 죽어도 자식들과 같이 죽겠다고 어린것들을 품고 사셨습니다. 그런 모질게 희생하는 어머니를 보며 자식들은 열심히 공부하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자랄수 있었을 거예요. 한 알의 밀알이 되셨었지요.  요즘 사회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혼혈인 하인즈 워드와 그의 어머니 이야기는 그러한 좋은 예가 되는것 같습니다. 

 

윤수가 학교에 들어간 후 동생인 은수는 형의 수업이 끝날때 까지 파랗게 얼은 모습으로  교문앞에서 기다립니다. 형이 받아 온 급식 빵 한개로 하루를 연명하고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가 매질만 하는 집보다 자신의 의지이며 보호자인 형을 떨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그 불쌍한 동생은 굶주리고 눈까지 멀어 모진 고생끝에 길에서 죽음을 맞아 윤수를 떠납니다.

 

동생 은수를 비참하게 하늘 나라로 보내고 냉소적으로 변한 윤수의 소년 시절은 어둠의 자식이 되어 범죄의 굴레에 빠집니다. 사랑을 받아 보지도 못하고 냉대 받고 무시만 당하며 가치관을 심어줄 부모도, 선과 악을 구별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엄마와 손잡고 걸아가는 모자의 다정한 모습, 연인끼리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 가는 모습, 교복을 입고 가는 아이들, 행복한 얼굴을 하고 가는 그 누구라도 두들겨 패고 싶은 마음으로 어둠이 내릴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던 윤수는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그때부터 범죄를 저지릅니다.  죽으면 그만이라고 남의 죄까지 뒤집어 쓰고 교도소에서 사형을 기다리는중 모니카 수녀님을 만나게 됩니다.

 

부정적으로만 살던 그는 수녀님을 만나 사랑을 배우고 순수한 영혼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 납니다. 순수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난 윤수를 보며 유정 그녀도 스스로 치유되어 갑니다.  어린 딸이 성폭행 당했을 때  그 어머니는 자신의 이기적인 삶을 위해 어린딸을 위로해 주지도 못하고 고통속에 살게 합니다.

 

 영혼의 새 생명을 얻은  윤수는 장기를 기증하는 등 새로운 인생을 살며 인간으로서 기쁜 삶을 삽니다. 윤수를 사랑하게 된 유정 그녀도 어머니와의 화해를 시도하며 조금씩 사랑을 회복해  갑니다.

 

이제 기쁜 새 삶을 찾았는데 그는 사형 집행을 당해 이 세상을 떠나며 유정에게 남긴 글에서 이렇게 적었습니다.

 

'교도소에 들어 와서 처음으로 행복한 시간이란 것을 가져 보았습니다.

기다린다는것, 만남을 설레며 준비하는 것, 인간과 인간이 진짜 대화를 나눈 다는것, 누군가를 위해 기도 한다는 것, 서로 가식 없이 만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사랑 받아 본 사람만이 사랑할 수 있고, 용서 받아 본 사람만이 용서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우리가 만나던 시간, 우리가 마셨던 인스탄트 커피, 우리가 나누었던 작은 빵, 일주일에 그 몇 시간으로 인해 저는 어떤 모욕도 참아 낼 수 있었고, 어떤 고통도 견딜수 있었으며, 원수를 용서 할 수 있었고, 저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신께 뉘위치며 참회했다고 말입니다.  

당신으로 인해 진정 귀중하고 또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었다고, 혹여 허락하신 다면, 말하고 싶다고... 당신의 상처 받은 영혼을 내 목숨을 다해 위로하고 싶었다고...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던 말... 당신을 사랑한다고... 

사랑의 빵을 나누어 주신 모든분들, 저의 생 모두가 은총이었음을 가르쳐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사랑합니다.'

 

작가는 끝으로 말합니다.

진심으로 참회하고 새로 태어 난 사람들, 삶과 상처를 딛고 차마, 아무도 하지 못하는 용서를 하려는 사람들, 그분들과 함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인간에게 누구나 공통된 겻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 하고 인정 받고 싶어하며 다정한 사랑을 나누고 싶어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고 윤수처럼 힘들게 살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불우한 이웃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살아 가야 겠네요.  편부모 밑이나 아이들끼리 사는 경우나 조부모 밑에서 힘겹게 사는 우리 이웃의 아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살펴야 겠습니다. 그들의 가슴에 작은 꽃씨를 심어 주며 새싹을 틔우도록 내 작은 손길을 내밀어야 겠습니다.

갇혀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하는 우리가 되어야 겠지요.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사랑을 알고 나눌수도 있는 새 사람으로 거듭 나기도 하는데 우리 사회는 과거에 범죄한 그 죄만 가지고 그 들의 생명을 앗아 가는 사형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구성원들과 뜻을 같이 한 분들이 사형 제도 폐지를 위해 함께 서명 운동도 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 좋은 결과를 얻어 더불어 함께 살아 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14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