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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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10-07 ㅣ No.4605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속처럼 반들거리며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구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의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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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움켜진 것을 순순히 놓을 수 있게 되고

맘속을 가득 채웠던 욕심들을 버리고 깨끗이 비울 줄 알게 되면서

우리의 삶은 성숙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와 늘 함께 하는 하늘과 나무와 주위의 모든 자연이

이 가을에 떠나보낼 것은 떠나보내고 조용히 깊은 명상에 잠기듯이

우리 인생도 이 가을에 아픈 만큼 더욱 성숙해질 것을 믿습니다.

 

너를 만나고 싶다....

 

기쁨으로 만날 때가 있으면 헤어지는 슬픔을 감내해야 하는 때도 있고,

가져야 할 때가 있는가 하면 아낌없이 버려야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기에...

이 가을 변해가는 자연의 모습을 보며 새삼 깨닫습니다

 

쏘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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