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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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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sso-long] 쪽지 캡슐

2000-10-17 ㅣ No.4761

 

 

준다는 것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안도현 -

 

 

* * * * * * *

 

주위에 가진 것이 없어서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진 것이 없음에 그 사람이 가장 아파하는 한 가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주고

이 세상 모든 좋은 것을 가져다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주고픈데

그럴 수가 없는 처지를 안타까워 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의 모습은 초라해 보이고

그 사람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만을 위해서 존재하길 원하고

하루 하루를 열심으로 살아가는 그 사람이

전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다고 고개 숙이며 미안해하는

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미 당신은 많은 것을 주었고

가장 소중한 것을 내가 받지 않았느냐고...

날 사랑하는 당신의 진실된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고.

 

 

시를 사랑하는 쏘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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