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동(구 미아3동)성당 게시판
준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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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다는 것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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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 가진 것이 없어서 마음 아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진 것이 없음에 그 사람이 가장 아파하는 한 가지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주고 이 세상 모든 좋은 것을 가져다가 사랑하는 이의 품에 안겨주고픈데 그럴 수가 없는 처지를 안타까워 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록 지금의 모습은 초라해 보이고 그 사람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힘겹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만을 위해서 존재하길 원하고 하루 하루를 열심으로 살아가는 그 사람이 전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입니다. 아무 것도 해줄 수가 없다고 고개 숙이며 미안해하는 그 사람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이미 당신은 많은 것을 주었고 가장 소중한 것을 내가 받지 않았느냐고... 날 사랑하는 당신의 진실된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고.
시를 사랑하는 쏘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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