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동성당 게시판

어느개신교 신자의 가톨릭으로 개종이야기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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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중 [kjj6502] 쪽지 캡슐

2003-06-13 ㅣ No.2099

 어느 가톨릭 신자의 개종 이야기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가톨릭 굿-뉴스 사이트에서 읽은 어느 가톨릭 신자의 개종 체험담이 가슴에 와 닿는 느낌이 있어서 여러 레지오 단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여기 자유게시판에 올려 드립니다.

 

글 쓴이 : 유인근

글 제목 :  나의, 가톨릭에의 개종이야기

 

나이 30이 거의 다 되어갈 무렵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나는 개종하였다.

 

나는 개신교에서 유아세례를 받았으며 어려서부터 어머님손에 이끌려 예배당을 다녔었다. 나는 중학교때 교회의 중등부회장도 해 보았고 미션계통의 대학으로 진학하기도 하였다.

그러니까 되돌아보면 지금까지 살아온 내인생의 절반은 개신교 신자였고, 나머지 절반은

가톨릭신자였던 셈이다.

 

20대 반이라면, 사회를 살아가는  필요한 부를 어느정도 마쳤을 때이고 인생관과 종교관도

나름대로 갖추고 있었을 무렵이었다고 회고된다. 바로 이무렵 개신교에서 가톨릭으로 개종하였다 하면 혹자는 내가 개종을 결심하기까지 치열한 지적갈등, 혹은 심오한 종교적 깨달음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고 생각해 볼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에게 그런 멋진 개종 동기는 없었다. 그당시 나는…머, 지금도 그렇지만…. 치열한 갈등을 일으킬 만한 높은 수준의 지성을 갖추고 있지도 못하였고 그당시 나는…지금도 여전히 그러 하지만…심오한 종교적 깨달음을 얻을 만한 신앙 공부도 전혀 없었다.

 

그러나 석학들처럼 멋진 개종 동기는 없었다고는 해도 나름대로 아름답고 낭만적인 개종 동기는 있었다고 자위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가톨릭신자라면 나도 기꺼이 가톨릭신자가 될 용의가 있다…하는 것이 나의 개종 동기였다.

 

내인생의 절반은 개신교신자였다고 말했지만, 그 보다는 나는 종교 무차별론자가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머, 개신교던 가톨릭이던 착실하게 믿기만하면 되는것이지… 그리고 내 양심대로 올곧게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하는 것이 나의 종교관이었다.

 

지금와 생각하니 나는 참 어리석고 또한 비종교적인 젊은이였던 것 같다. 하여튼, 내가 종교 무차별론자였기 때문에 개종도 별로 어렵지 않게 결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점, 나에게는 차라리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주님께서는 하잘 것 없는 나로 하여금 가톨릭신자인 한 여인을 사랑하게 하시고 그 여인을 통하여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온 참교회로 나를 불러 주시어 빛의 자녀로 거듭 태어나게 해 주시었으니 이는 무한한 주님의 은총이며 놀랄 만한 기적이랄 밖에 달리 무어라 표현할 수 있으랴…나는 주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미와 흠숭을 드릴 뿐이다.

 

내가 맨처음 아내와 손잡고 미사를 드리기위해 성당을 찾던날…개신교 예배에만  익숙하여왔던 나에게 성당과 미사는 그야말로 놀라움과 호기심과 신기함과 의아함이 범벅이된…새로운 세계였다. 그리고 불경스럽게도 약간의 거부감도 섞인 야릇한 기분….

 

성당 마당에 처음 들어섰을 때 압도하듯 내앞을 막아선 성모상…그리스도의 교회에 왠 성모상이 이리도 큰 것일까? 성모상 앞에서 합장하며 자연스레 인사드리는 교우들…저리 해도 되는 걸까?

 

미사준비를 위해 성당내를 이리저리 오가는 수녀님들…그리고 수녀님들의 활짝웃는 얼굴…아, 수녀님들도 웃는얼굴을 갖고 계시는구나…. 그동안 먼 발치에서 아주 가끔씩만 보아오던 근엄한 표정의 수녀님들이었는 데 그 분들도 이렇게 맑게 웃는 얼굴을 갖고 있었구나….

 

성당 벽면을 돌아가며 십자가 지신 예수님을 그린 성화, 제대와 회중을 내려다 보고있는 거대한 십자고상, 바깥의 태양 빛을 머금고 영롱하게 빛나는 색유리, 머리에 하이얀 면사포를 쓴 아름답고 거룩해보이는 자매님들, 교우들의 우렁차고 기쁘고 거룩한 입당성가 속에 사제와 복사들의 근엄한 입당행렬….깊은 강물처럼 조용히 흐르기만 하는 사제의 강론, 신부님은 왜 목사님들 처럼 현란한 제스쳐와 침 튀기고 발 구르며 열광적으로 설교하시지 않는 것일까?

 

사제의 축성으로 변화된 거룩한 성체의 거양!  평화를…평화를…하면서 서로인사나누는 교우들…신자들로부터 그많은 존경과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사제...사제를 위해 그많은 기도를 바치고있는 신자들…

 

아하, 내가 개신교신자였을 때 목사님을 진실로 존경하고 사랑했었 던가? 목사님을 위해 이리도 많이 기도해 드렸었 던가?  내가 아내와 함께 참여했던 첫 미사는 그야말로 문화의 충돌이었다. 그리고 그 충돌로 인한 충격이 대단히 컸었다고 회고된다.

 

모든 것이 생소하고…옳은 것 같기도 하고 그른 것 같기도 하고…거룩한 것 같기도 하고, 신비스러운 것 같기도하고, 죄송하지만…미신스런 것 같기도 하고…그저 어리뻥뻥 했었다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것이다.

 

그날 이후, 하많은 세월이 흘러갔다. 그 세월동안 나는 나 나름대로 진정한 가톨릭 신자가 되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다. 나에게 있어서 개종이란 어둠에서 빛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나를 이끌어주신 놀랄 만한 기적이었으며 무한한 은총이었다고 또 한번 생각해 본다.

 

주님께서 나에게 허락한 삶이 얼만큼 더남아있는지 난 알수 없지만… 주님께서 나의 영혼을 거두어 가시는 그날까지… 나에게 보여주신 그 놀랄만한 기적과 나에게 베풀어 주신 그 넘칠 만한 은총에 대하여 나는 한시도 잊지 않고 감사기도 드릴 것이다.

 

찬미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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