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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복.기 1/2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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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petrojin] 쪽지 캡슐

2004-01-21 ㅣ No.3053

다해 연중 제 2주간 수요일

 

복음 : 마르 3,1-6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신앙

 

어느 수도사가 밥을 두 그릇 먹는 것을 보고 다른 수사님들이 "저렇게 식탐이 많아서 어떻게 천국에 가겠어"라고 얘기하며 비아냥거렸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은 단식을 한답시고 오히려 하루에 두 끼 식사 분량밖에 먹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하늘 나라에 가보니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질타를 받던 그 수사만 유일하게 천국에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억울하게 생각한 다른 수사님들이 하느님께 그 이유를 물었지요.

"그는 원래 네 그릇씩 먹어야 되는 사람인데, 나를 위해 반밖에 먹지 않고 절제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더랍니다.

 

종교가 지나치게 교리와 제도에 집착할 경우 신앙은 제도에 질식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의 폭도 좁아지기 마련입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 그리고 그 밖의 기득권층들에게 신앙이 살아남을 수 없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마음이 완고해져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지요. 손을 펴야 다른 사람 손을 잡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제도가 우리를 옭아매는, 우리를 질식시켜 버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참된 종교는 우리를 옭아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자유롭게 해 주는 종교여야 하지 않을까요?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로운 신앙을 간직하기 위해 넓은 마음과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 줄 빈손을 주님께 청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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