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향기

인쇄

김요셉피나 [xone2] 쪽지 캡슐

2003-10-07 ㅣ No.5417

 적게는 열살, 많게는 스물여덟살...

 

연하의 친구들 하고 어젠 골프를 쳐야했습니다.

 

사서한 고생이라지만... 이 나이?에 교양체육까지 신청한 나를

 

보고 엄마는 "땡땡이"란 말 모르세요? 하더군요

 

 

 야간 대학생!  참 건조한 말 이지만 학생들의 열의에 새삼 세상 사는 맛도 느껴지고.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오픈 북이라지만 5권의 시집을 읽고 제목만 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채우라니.......

 

 

 골치 아픈 일이  있음  그냥 수면이 최선!

 

 일찍 잠이 들었는데 일찍 일어나지는게 신체 리듬인가 봅니다.

 

 늙은 낡은 학생! 부담 갖지 말고 오늘도 열심히 하쇼!  라는 인사를 하고 출근한 사람을

 

 뒤로 하고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처럼 할 일이 많은것 같아 컴을 키고보니.....

 

 아침  엄마 생각을 하며 눈이 떠졌다는 생각이 .......

 

 한때  내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에 나오는 옥이나이였을 무렵

 

엄마가 모든 것의 절대적인  기준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엄마 처럼 이뻤으면....

 

 우리 엄마 처럼 요리를 잘했으면.....

 

우리 엄마 처럼 조용했으면.......

 

하느님은 때론 바쁘셔서 우리의 이야길 다 듣지 못해 우리에게 천사를 보내주셨는데

 

"엄마" 라는 이름으로 보내주셨다고 합니다.

 

 요즘 처럼 엄마가 생각나서야.....

 

 아마 만 48살에 정지된 엄마의 나이가 되어서 일까 ?

 

아님 돌아가신 날이 얼마 남지 않아서 일까?

 

 언제나 48살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엄마!

 

 마음에 살아계신 엄마의 몸에선 늘 향기가났다는 생각이 드는데....

 

 마음에 좋은 생각을 담고 사셔서 그럴 것이라는 뒤 늦은 생각이 듭니다.

 

 " 향을 싼 종이에선 향 내가 나고 생강을 싼 종이에선 생강 냄새가 난다"

 

는데 난 무엇을 담고 살아 왔을까하는 생각에 응근히 겁도 납니다.

 

 " 강신재님의 젊은 느티나무 첫 귀절.

 

" 그에게 서는 늘 비누 냄새가 났다!"

 

 한때 이 글에 많은 친구들이 가슴 설레였었다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탁력 보다 향이 좋은 비누만 골라 사기도 했었는데 오래 가진 않아

 

실망도 하곤 했습니다.

 

 "그에게 선 비누 냄새다 났다"

 

 가족에게서 향이 나길 바라며 세탁기 마지막 행굼 부분에 늘 신경써서 정전지 방지용도

 

되는 세재 향을 넣으며 웃습니다.

 

 어디 그것 뿐인가요.

 

 외출 준비 마지막 부분에서 부남이 없어 즐겨 사용하는 갠죠나 지오향을 뿌리며

 

 나 이러구 산다우~~~~  

 

나이 오십 가까운데 몸에서 진실로 나오는 향이 없고 인공 향을 뿌려야 하는 나는

 

도대체 누구인가 ....

 

뭐 하고 살았나 ..... 벽에 걸린 거울을 다시 한번 들여다 봅니다.

 

 

그런데 어?  뒤에서 누군가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굿이여! 하는것 만 같으니

 

이리 착각도 하고 사는 나  인가 봅니다.

 

 



99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