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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4 친구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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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린 [dlchang] 쪽지 캡슐

2012-11-17 ㅣ No.7623




우리의 어린 시절에는 여러 가지 놀이들이 참 많았다.

요즈음 아이들이야 모두 주어진 일정에 따라 방과 후에 학원에 다니고, 자투리시간에는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노느라 우리들이 가졌던 놀이방법들을 잘 모를 것이다.

누군가 정리를 해 놓지 않으며 앞으로 오십년 후에는 우리들의 어릴 적 놀이들은 존재도

없이 우리의 역사에서 사라져버릴 것이다.

구슬치기, 땅 따먹기, 말타기,새총놀이, 팽이치기, 차치기, 제기차기,쌈치기(으찌,니,쌈),

홀짝, 다방구.등...

모두가 혼자는 할 수 없는 놀이들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그 많던 놀이 중에 반에서 할 수 있는 조금은 고약한 놀이

가 하나 있었다. 우리들의 책상은 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통책상에 나무의자 두 개가 한조를

이루고 있었다.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뒤에 있던 우리 중 누군가 걸상을 슬쩍 빼면 그 책상에 앉으

려던 아이는 뒤에 걸상이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앉다가 뒤로 나동그라지면 아이들은 모두

박수를 치며 좋아했고, 넘어졌던 아이는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으며 일어나는 지금 생

각해 보면 조금은 위험한 놀이로 기억된다.

그 놀이는 책상의 배열구조상 맨 뒷자리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는데, 나와함께 앞 쪽

좌석에 있었을 K가 그날 왜 뒷좌석에 왔었는지는 지금은 알 길이 없다. 

그날 그는 우리들의 장난으로 인하여 뒤로 넘어졌고, 우리는 여느 때처럼 깔깔 대고

웃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다음에 일어났다. 머쓱한 표정을 지며 일어나서 “자식들~‘하며 눈을 한번

흘기면 끝나리라 생각했던 놀이에서 그가 울음읕 터트린 것이었다.

그것도 큰소리로 서럽게 울었다. 그 일을 도모했던 우리 모두는 당황해 하였다.

그 예기치 않았던 울음으로 인해 우리는 악동에서 범법자로 되어있었다그날 보았던 친구의 눈물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흐른 뒤였다.

그에 눈물은 그렇게 믿어왔던 친구들에 신뢰의 감정이 깨진 것이었고,

구겨진 자존심에 대한 아픔이었다.

만약에 우리 중 누군가 그에게 다가가 “친구야! 미안해”하며 말을 걸었다면

그는 울음을 뚝 그치고 툭툭 털며 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무서웠던 여자 담임선생님에게 혼날까봐 아무도 그에게

사과에 말을 하지 못했다.

사과란 용서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곧 잘못을 인정하는 행위로 잘못알고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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