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동성당 게시판

가난한 새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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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옥 [yimariaogi] 쪽지 캡슐

2007-07-09 ㅣ No.7595








          가난한 새의 기도





          꼭 필요한 만큼만 먹고

          필요한 만큼만 둥지를 틀며

          욕심을 부리지 않는 새처럼

          당신의 하늘을 날게 해주십시오



          가진 것 없어도

          말과 밝은 웃음으로

          기쁨의 깃을 치며

          오늘을 살게 해주십시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무릅쓰고

          먼 길을 떠나는

          철새의 당당함으로

          텅 빈 하늘을 나는

          고독과 자유를

          맛보게 해주십시오



          오직 사랑 하나로

          눈물 속에도

          기쁨이 넘쳐날

          서원의 삶에

          햇살로 넘쳐오는 축복



          나의 선택은

          가난을 위한 가난이 아니라

          사랑을 위한 가난이기에

          모든 것 버리고도

          넉넉할 수 있음이니



          내 삶의 하늘에 떠 다니는

          흰구름의 평화여



          날마다 새가 되어

          새로이 떠나려는 내게



          더 이상

          무게가 주는

          슬픔은 없습니다



          - 이해인 수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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