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동성당 게시판

나는 그냥 나 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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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 [corea1003] 쪽지 캡슐

2001-10-03 ㅣ No.1065

1

나는 그냥 나 일 뿐입니다.

실체(진짜 나)를 볼 줄 알아야 합니다.

나를 잘못 봄으로써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아무 이익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서 그 실체를 바로 보지 않으면 안됩니다.

실체는 가리워져 있습니다.

아니, 본래 가리워져 있다기보다, 인간의 눈에는 가리워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실체는 원래 태양아래 드러난 사물들처럼 명명백백한 것이지만, 인간에게는 그런 실체가 보이지 않습니다.

실체(진짜 나)를 바로 직시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훌륭한 가르침들은 대개가 다 어렵습니다.

대개의 가르침은 수준이 높아질수록 더욱 더 고도의 이해력을 필요로 하게 마련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등의 수준을 높여 가면서 학문을 가르치고 있는 학제를 생각해 보아도 그것은 금방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진리의 가르침이란 단순하고 올바르고 누구에게나 쉽게 진실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진리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누구나 빛이 되는 것입니다.

세상의 높은 지식처럼 누구에게는 이해가 되지만, 누구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으면 진리일 수가 없습니다.

진리를 어떤 특정한 사람들만이 독차지 할 수는 없습니다.

마치 태양의 밝은 빛이 누구에게나 골고루 비치듯이, 또 공기가 누구에게나 호흡을 허락하듯이 진리는 누구든 가리지 않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하고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고있는 일도 각각이며, 태어난 곳, 자라온 환경, 이해력의 정도, 성격, 나이 등 모든 것이 서로 다릅니다.

그러니 사람들의 생각도 천차만별인 것입니다.

그러나 빛과 공기와 같은 것은 그런 차별에 관계없이 누구나 평등하게 공유합니다.

그와 같이 참된 가르침은 학식의 높고 낮음이나 차별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든 참된 가르침인 것입니다.

3

진리는 어떤 물이든 바다에 이르고 나면 차별이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마음입니다.

아무 것도 가리지 않는 진리라는 큰 바다에 들기 위해서는 다만 한 가지 마음만 있으면 족합니다.

내 마음이 먼저 평화로워질 때 주변 사람들의 마음도 차츰 평화로워지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해." "이렇게 해 줘."하고 강요하거나 애원하지만, 그런 것으로 평화가 온 일은 없습니다.

세상을 맑게 하려거든 먼저 자신이 맑아져야 되고, 세상이 평화로워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평화로워야만 하는 것입니다.

4

먼저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하는 것, 이것이 종교입니다.

그것도 몸에서부터가 아니라 마음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마음 속 깊은 곳, 근본으로부터 먼저 자기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확신부터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이 굳건해 지고 나면 세상살이에 두려움이 없어지게 됩니다.

덜어지면 채워지고, 채워지면 덜어지는 것은 진실입니다.

그런데, 내 소유가, 내 재산이, 또는 나에 대한 세상의 평가가 덜어지든 더해지든 근본적인 나와는 그 아무런 관계도 없으니 말입니다.

누가 뭐라고하든, 나는 나이며, 나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믿음.

내가 혹은 거꾸러지고, 혹은 일어나고, 혹은 달리고,혹은 걷겠지만 그것을 대리석처럼 굳게 믿고 있다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무엇이 나를 뒤집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믿는 사람은 불안, 공포, 조바심, 전전긍긍함을 말끔히 씻고, 평온함 속에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닥쳐오는 모든 고난이 하나의 과정임을 알기에 그 고난에 휘말리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은 엄청난 이득이나 쏟아지는 찬사 또한 하나의 과정임을 알기에 그로부터 자유롭습니다.

5

누구나 다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것처럼 위대한 희망이 없습니다.

한 방울의 물이 산에서 흘러 내려오게 되면, 그 물은 ’언젠가’라는 단서를 붙여서 바다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중간과정을 살펴보면, 어떤 물은 가다가 막힌 곳에 갇혀서 썩기도 하고, 어떤 물은 빠르게 가기도 하고, 어떤 물은 천천히 갑니다.

어떤 물은 지하수로 스며들었다가 솟아나기도 하고, 어떤 물은 짐승이나 사람에게 마시어졌다가 배설되기도 하고, 어떤 물은 나무나 풀에 흡수되기도 합니다.

길고 크게 보면 그것이 다 과정입니다.

그런 것들이 다 하나의 변화요 과정일 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과정이라기보다 전부라고 봅니다.

전체를 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한 방울의 물이 마침내 바다에 이르기까지의 전과정을 잘 알고 있다면 한 때의 침체상태를 크게 두려워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은 바다에 이를 것을 아니까요.

그래서 닥쳐오는 어려움을 묵묵하고, 의연하고, 여유있게 대응하게 됩니다.

그러나 전체를 보지 못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렇게 여유롭지를 못합니다.

당장의 어려움을 자기에게 있어서는 세상이 끝나는 것과 같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장에 다가오는 이익이 전부인 것처럼 생각합니다.

모두 지혜가 부족한 탓이며, 마음이 가라앉지 못하고 들뜬 탓입니다.

그 어려움 뒤에는 화평이 기다리고 있고, 그 이익 뒤에는 불행이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행복과 불행, 어려움과 순탄함은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가는 것입니다.

6

마음의 바탕은 반석처럼 굳건히 하고 명경지수처럼 고요히 하십시오.

그러면서도 생활에 마음을 쓸 때에는 활발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십시오.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얼마나 통쾌합니까?

그래서 자기자신이 기쁨과 보람 속에서 사는 것이며, 남들에게도 싹싹하고 부드럽게 비치는 것입니다.

짐 지워진 모든 것들을 내려놓으십시오.

무엇이 걱정입니까?

여러분들이 지고 가는 그것을 알고 보면 여러분의 몫이 아닙니다.

놓고 가는 순간 그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입니다.

놓으면 자유요, 집착하면 노예입니다.

왜 노예로 살아야 한단 말입니까?

태산같이 든든한 믿음으로 마음을 쉬게되면, 그 과정중에 닥쳐오는 모든 어려움이 해결될 것은 해결되고 물러날 것은 물러나게 마련입니다.

더러는 해결되지 않을 때도 있겠지요.

설상가상인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다만 중간과정이라고 확고부동하게 알 때, 우리는 그 설상가상으로부터도 자유롭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기쁘고 보람찬 삶을 사십시오.

먼저 마음을 편안하고 화평하게 가지기 바랍니다.

그래서 먼저 자기자신이 보람되고, 가족이 보람되고, 사회가 보람되도록 하십시오.

삶이란 사실 그렇게 보람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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