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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을 성직 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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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학남 [obbji] 쪽지 캡슐

2005-04-03 ㅣ No.3975


 

알아두면 좋을 성직 품계

 

  가톨릭교회의 성직 품계는 크게 세 계층으로 나눌 수 있다. 주교, 사제, 부제가 바로 그것이다. 교황, 추기경, 대주교, 주교, 부주교, 보좌주교, 몬시뇰 등 성직자들의 다양한 지위를 가리키는 이 호칭들은 이 세 계층 가운데 어느 하나에 속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교황은 가톨릭교회의 수장(首長)이지만, 한편으로는 로마 교구의 ‘주교’이다. 추기경 역시 주교들 중에서 임명되는 주교 계층의 직위이다.

가톨릭 교계제도의 얼개라 할 수 있는 이 세 계층은 초대교회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주님으로부터 파견받은 사도들(apostoli)이 되어 세상 곳곳에 나아가 복음을 전했다. 믿는 이들의 수효가 늘어나고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자 사도들은 신앙 공동체 안에 제도화된 직무들을 설정했다.

먼저 사도들의 후계자는 복음 선포를 감독하고 관리한다는 뜻으로 ‘주교’(episcopos)라고 불렸다(사도 20,28; 1디모 3,2-12; 디도 1,5-9). 한편 이 주교들을 도와 사목 활동에 협력하는 ‘사제들’은 유다교의 ‘원로들’(presbyteroi) 전통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사도 4,5; 15,2). ‘원로들’이라 함은 원래 유다인 공동체의 지도자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교도 출신의 그리스도교인들이 1인 지도체제를 운영한 것과 달리,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유다인들은 유다교의 전통에 따라 원로들이 교회를 지도하도록 하는 집단지도체제를 취했다. 이처럼 유다교 출신 그리스도교인들이 자신들의 새로운 신앙 공동체의 지도자들을 유다식으로 부르던 것이 후대에 와서 ‘사제’로 불리게 된 것이다.

부제직(diaconos)은 주교와 사제들을 돕는 봉사직으로 이해되었다.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들이 믿음과 성령이 충만한 사람들 일곱을 뽑아 기도하고 안수하여 그들의 보조자로 세우는데, 이것이 부제직의 기원이 된다(사도 6,1-7). 이들은 사도들이 기도와 전도에 힘쓰는 대신 식량과 물품을 배급하는 일을 맡았다. 이렇게 사도들의 시기부터 교회 내에는 봉사직으로서의 주교, 사제, 부제가 제도적 성격을 띠고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6세기경 교부 디오니시오가 ‘교계제도’(라틴어로 ‘hierarchia’)란 말을 처음 사용했다. ‘hierarchia’는 ‘거룩한 것’을 뜻하는 희랍어 ‘hieron’과 ‘지배, 통치, 원천’을 뜻하는 ‘arche’의 합성어로서, ‘거룩하고 신성한 것을 통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교회 질서에는 주교, 신부, 부제라는 성직 신분과 일반 신분에 속하는 수도자, 일반 신도, 예비신자들이 있으며, 성직 신분이 일반 신분보다 높은 것으로 보았다. 디오니시오의 이러한 해석이 그후 교회 내에 자리잡아가면서 성직자는 일반 신도보다 높은 신분이라는 견해가 일반화되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교계제도를 신분상의 상하관계가 아닌 직무상 구분과 협조를 위한 공존관계로서 교회를 위한 봉사직의 개념으로 규정하였다.


추기경은 가톨릭교회의 교계제도에 있어서 교황 다음가는 성직자 지위. 5세기 때부터 이 명칭이 나타나는데, 교회의 중추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사용되었으나 차차 로마 교회만이 사용하게 되었다. 이 추기경들은 1059년 니콜라오 2세 교황에 의하여 교황 선출권을 갖게 됨으로써 기타 주교들보다 월등한 권위를 가지게 되었다. 추기경들의 집합체를 추기경단(collegium cardinalis)이라고 하며, 이들은 전 세계 교회운영에 있어서 교황의 주요 협조자로서 교황을 보필하고 교황의 자문에 응하며 교황에 의해 선임된다. 추기경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주교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김수환 주교가 추기경으로 선임되었다.

교황은 교회법 등에 따라 로마교회의 주교, 주교단의 으뜸, 서방교회 총대주교, 이탈리아 수석주교, 로마관구의 관구장 대주교 등의 직함을 가진다.

대주교는 관구(인접한 여러 개의 교구들을 묶은 것) 내 중심교구인 대교구의 교구장을 의미한다. 제13대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한 정진석 대주교는 서울관구(서울·인천·대전·춘천 등 8개 교구)의 중심교구인 서울대교구의 교구장이자 서울관구의 관구장이다.

주교는 교구장주교와 명의(名義)주교로 나뉜다. 교구장주교는 교구의 사목을 맡고 있는 주교를 말하며, 그 외는 실질적인 관할교구가 없다는 의미에서 명의주교라고 한다. 예를 들어, 교황대사, 부주교, 보좌주교는 모두 명의주교이다. 교구의 사목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 교황에 의해 임명되는 명의주교는 교구장 후계권을 갖고 있지 않은 보좌주교(auxiliarius)와 교구장 후계권을 갖고 있는 부주교(coadjutor)로 구별된다.

몬시룔은 교황이 임명하는 명예 고위 성직자. 주교는 아니지만, 고위 성직자로 대우 받으며, 주교와 마찬가지의 복장을 하게 된다. ‘아비뇽 유수’ 시절 교황을 불렀던 호칭으로, 이탈리아어 ‘Mon Signore’(몬 시뇨레; 나의 주인)가 프랑스식으로 변경된 것이다.

사제는 주교의 협력자로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주교와 함께 참여하고, 주교로부터 위임받은 권한과 책임으로 신자들을 사목한다.

부제는 신품에 예정되어 있는 부제와 종신부제(미혼과 기혼)로 구분된다. 국내에서의 부제직은 일반적으로 사제직의 준비단계로 알려져 있다. 종신부제 제도가 도입된 미국이나 유럽에서의 부제품은 단순히 신품의 준비단계만이 아니라 고유한 품계이다.

생활성서(2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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