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자료실

2010.9.27 아름다운 쉼터(말이라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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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4rang2] 쪽지 캡슐

2010-09-27 ㅣ No.510

말이라는 것은(‘좋은생각’ 중에서)

어느 날 자금이 묵자를 찾아왔다. “저는 말 잘하는 사람만 보면 존경심이 절로 솟아오릅니다. 그런 사람은 발음이 정확하고 태도도 바르지요. 그런데 저는 사람들 앞에 서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입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말을 잘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말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니오. 세상 만물이 다들 말하고 살지는 않소. 해와 달은 천지를 비춰도 늘 말없이 제 일을 할 뿐이오. 나무가 말을 안 해도 우리에게 주는 이로움이 줄지는 않소. 아무리 언변이 좋아도 까만 말이 하얗게 변할 수 없는 법이오.”

자금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궁금한 것이 있었다. “하지만 말을 잘하는 능력이 있다면 유용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화술이 뛰어날까요?”

“그대가 그리 간절하니 예를 들어 설명해 주겠소. 파리와 모기는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소리를 내지요. 하지만 그 소리가 아름답게 들리던가요? 이들이 내는 소리는 아무 작용도 하지 않고, 사람을 괴롭힐 뿐입니다. 하지만 수탉이 아무 때나 울던가요? 날이 밝기 시작할 때 수탉이 우는 소리를 듣고서야 사람들이 잠에서 깨 움직이지 않습니까?”

자금은 무릎을 탁 쳤다. “아, 이제 알겠습니다! 말할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하고, 말할 필요가 없을 때는 입을 열 필요도 없다는 거군요.”

묵자는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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