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일반 게시판

루미나와 찰떡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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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섭 [klaray] 쪽지 캡슐

2004-10-18 ㅣ No.291

 

      
    루미나와 찰떡파이
    
    10월 15일 7시 저녁 미사...나는 미사해설을 했습니다.
    미사가 끝난 후
    전례복을 벗으러 고백소 옆에 있는 작은방으로 갔습니다.
    그 곳에서 복사 루미나(3학년)와 루미나의 엄마를 만났습니다.
    
    " 엄마, 유진이 언니(또 한 명의 복사)는 참 착해...내가 왔을 때 
      언니가 내 신발을 벌써 챙겨 놓았어... "
    " 그랬니?  언니는 남을 배려하는 정말 예쁜 마음을 가졌구나!
      너도 언니처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
    " 알았어요. 엄마...
      다음엔 제가 먼저 와서 언니 신발을 챙겨 놓을게요."
    
    너무 아름다운 모습.....  어느새 그 작은방은 
    사랑이 넘쳐 흐르는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졌습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루미나가 내게 오더니
    " 이 거 드세요." 하면서 무엇인가를 내밀었는데 
    그 것은 복사들에게 주는 간식...찰떡파이였습니다. 
    나는 순간 너무 당황했습니다.
    "아니야. 나는 괜찮아. 찰떡파이는 네가 먹어. 
     난 마음만 받아도 배부른 걸..."
    그래도 루미나는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때 루미나 어머니께서
    " 우와~ 우리 루미나, 금세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구나..."
    난 더 이상 마다하지 못하고 그 찰떡파이를 받았습니다.
    
    주일 날, 
    아침식사 시간에 그 찰떡파이를 꺼내 들고 우리 가족 앞에서 
    루미나와 그 찰떡파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우리 딸이 
    " 정말이에요?.... 요즘은 초등학생들이 파출소에 담임 선생님을 
      신고하러 가는 무서운 세상인데...정말 천사같은 아이네..."
    
    나는 루미나의 배려하는 마음을 닮으라고 그 찰떡파이를 
    다 큰 우리 딸에게 주었는데,  딸은 아까와서 도저히 그냥은 
    못 먹겠다며 친구들에게 널리 자랑(?)하고 여러 친구와  
    나누어 먹겠다고 그 찰떡파이를 가방에 넣고 외출했습니다.
    
    루미나와 유진이, 그리고 신천동 성당의 모든 복사들...
    너무나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우리들의 꿈나무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있었던 아름다운 이야기...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얼마나 사랑스러우셨을까요?
    
    무늬만 신자인 이기심 많은 어른들이 주님께 남겨 놓은 상처를
    루미나와 꼬마 복사들이 ....
    
    지금도 그 날의 찰떡파이를 생각하면 
    내 마음은 어느새  맑은 가을 하늘이 됩니다.
    
    
    
      찰떡파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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