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나이가 들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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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균 [choi95057] 쪽지 캡슐

2004-02-06 ㅣ No.2905

사랑하는 사람보다는

좋은 친구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만나기 전부터 벌써 가슴이 뛰고

바라보는 것에 만족해야하는

그런 사람보다는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그런 사람이 더 그리울때가 있습니다

 

길을 걸을때

옷깃 스칠것이 염려되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걸어야하는 사람보다

어깨에 손하나 아무렇게 걸치고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더 간절해질 때 가 있습니다

 

너무커서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서

자신을 한없이 작고 초라하게 만드는 사람보다는

자신과 비록 어울리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미소를

주고 받을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 가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사랑때문에

가슴이 답답해지고

하고픈 말이 너무 많아도

상처받으며 아파할까봐

차라리 혼자 삼키고

말없이 웃음만을 건네주어야 하는 사람보다

허물없이 농담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더 절실해질 때 가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차마 입을 벌린다는 것이

흉이 될까 염려되어

식사는 커녕 물한잔 맘껏 마실 수 없는

그런 사람보다는

괴로울때 술잔을 부딪칠수 있는사람....

 

밤새껏 주정을 해도 다음날 웃으며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는사람.....

 

이런 사람이 더 의미 있을수 있습니다

 

어쩜 나이가 들수록

비위 맞추며 사는게 버거워

내 속내를 맘편히 털어놓고

받아주는 친구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람 탓이겠지요

 

 

          甲申年 정월대보름  부럼을 깨며     최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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