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십리성당 게시판

다시 가라하면 나는 못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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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4-10-07 ㅣ No.3200

그동안 약 2주간에 걸쳐 캐나다에 다녀왔습니다.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하시는 고종옥마태오 신부님(75세)의 부르심을 받고 다녀왔습니다.

해병대 상사출신으로 6,25때 자신의 총으로 인민군을 다섯명이나 죽였다는 분이 뒤늦게 신학교를 거쳐 불란서 낭시신학대학을 마치시고 사제서품을 받아 몬트리얼 교구의 보좌신부로 발령받아 캐나다 이민초기에 몬트리얼과 토론토에 한국인 성당을 창설하시고 북한선교차 평양에 가서 장충성당에서 성주간 예절 미사를 드린 고마태오신부님은 책을 20여권 내셨으며 특히 불어소설 "모든 길은 신에게로"는 국내에서 안응렬교수의 번역으로 "예수없는 십자가"로 개명되어 많은 이들이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그분은 지병인 당뇨와 고혈압으로 98년에 은퇴하시고 현재 토론토의 천주교운영 양노원에서 때로는 모국어를 한마디도 못하고 하루를 보낼 때가 허다하다고 하십니다.

"신부님. 만약 다시 가라하면 또 이길을 택하시겠습니까?" 제가 물었더니 "아니. 나는 안 가"하시더군요."마디마디 서러워서 나는 못 가"

얼마나 힘들고 외로우신 길이었으면 그러실까???

아무도 돌봐줄 사람이 없는 노사제의 모습이 얼마나 아프게 느껴지는지 정말로 이제부터라도 모든 신부님께 잘해 드려야 하겠다는 마음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분은 고향이 북쪽이고 가족들도 없었습니다. 몬트리얼이나 토론토 신자들(주로 초기 이민자)이 가끔 찾아주는데 그 맛에 사신다 하시더군요.

그분께서는 조국과 교회에 남기고 싶으신 멧세지를 저를 통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남기시겠다고 합니다만 제 능력에 가능할지 목하 고민중에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신자들이 신부님들에겐 기쁨이며 희망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제들을 위한 기도 보다는 흉보고 갈구고(?) 얼마나 많은 죄를 그분들에게 짓습니까.

 

본당에 새로 신부님께서 부임하셨다 합니다. 오늘 저녁미사에 참례하여 먼 빛으로 뵙겠지만 항상 그분을 위해 기도 드리며 사랑만 할랍니다.

저와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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