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성당 게시판

시트콤같은 내인생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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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희 [wlswns] 쪽지 캡슐

2000-11-09 ㅣ No.3214

초등부 교사단은 별빛준비로 조금씩 바빠지고 있답니다

일주일에 두번 평일회합을 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오늘 성당에 갔죠..

회합을 끝내고 차가운 바람때문에 걸음을 재촉하며 버스정류장에 갔습니다

마침 신호등에 걸린 62번 버스가 있어서 부랴부랴 올라탔죠..

돈을 꺼내려고 주머니를 뒤졌더니 지폐한장이 만져지더군여

아무생각없이 빨리 꺼내서 돈을 냈는데.....

만원짜리였습니다,,

흑흑흑

넘넘 당황했죠..

 

아저씨 왈 "일단 400원은 받고 9,000원은 손님들이 탈때 알아서 받으세요"

 

정말 앞이 깜깜하고 챙피하고 어이도 없고~~~

웃음밖에 안나오더라구요

결국 저는 정류장마다 돈통옆에 바짝 붙어서서 천원짜리를 내는 손님을 찾기위해 예리하게 한명한명 바라보았어여..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다들 카드만 사용하는지.. - -;

허탈함과 불안한 맘이 저를 엄습해 왔어여..

매 정류장마다 엉거주춤 일어나는 제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셨던지

 

아저씨 왈 "내가 받아 줄테니 아가씨는 앉아있어요~"

 

아저씨가 갑자기 천사로 보이더라구요

모든걸 아저씨에게 맡긴채 아저씨를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아줌마 아저씨가 야속하게도 손쓸틈도 없이 천원짜리를 낼름 돈통으로 집어넣는거예요

울고싶었답니다~~

결국 아저씨는 100원짜리 동전을 6000원 어치 주셨어요

100원짜리 동전 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요란한지 다들 알고계시죠?

사람들이 다 자리에 앉아서 적막이 흐르는 버스에서 천원씩 몸을 구부려 챙겼답니다

그리고 코트 주머니에 뿔룩하게 동전을 가득 채운채로 후다닥 내렸죠......

 

어느 시트콤에서 보았던 재미있는 일화의 주인공이 내가 되어버리다니~

정말정말 챙피했어요,,,

엉엉엉

 

다시한번 62번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께 감사드리구..

이젠 62번만 타기로 맘먹었어여

버스를 탈때 꼬오옥 1000원짜리인지 확인하는거 잊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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