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부활을 추카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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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0-04-23 ㅣ No.1790

 

기쁨의 불을 놓게 하소서

 

 

 

이해인 수녀

 

 

 

당신이 아니 계신 절망의 시간은

 

뉘우쳐도 끝없는 죄의 어둠 속에

 

저희의 눈물은 바다가 되었습니다

 

 

 

바람과 먼지 속에

 

시간도 죽어 있던

 

빈 무덤을 지키며

 

당신을 기다려온 저희에게

 

흰 옷 입고 오시는 그리움의 승리자

 

기쁨의 절정, 예수여

 

 

 

십자가의 길을

 

끝까지 따르지 못한 죄책감을

 

찔레가시처럼 품고 사는 이들의 슬픔도

 

용서하고 위로해 주십니까

 

믿음을 잃어 불안하고

 

사랑을 잃어 허무한

 

마음의 병을 깊이 앓는 사람들도

 

이제 더욱 가까이 불러주십니까

 

 

 

스스로 만든 절망의 무덤 속에

 

꼼짝 못하고 누워있는

 

당신의 백성들을 일으켜세워 주십시오

 

이기심으로 기쁨을 잃어버린 저희에게

 

다시 기뻐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자주 헛된 것에 정신이 팔리는 저희에게

 

진리를 가르치는 스승으로

 

항상 가까이 계셔 주십시오

 

 

 

하늘과 땅과 사람들이

 

가장 큰 기쁨으로 손잡는 오늘

 

부활하신 당신 안에

 

새롭게 태어나는 저희의 이름 또한

 

새로운 기쁨입니다

 

이 기쁨을 키워 온 누리에

 

기쁨의 불을 놓게 하소서

 

 

 

고통의 세월 속에 잘 익은 사랑이

 

향유로 넘쳐 흐르는 옥합을 들고

 

오늘은 한 마음으로

 

당신 앞에 서 있는 우리

 

먼 길 오신 당신의 거룩한 발에 엎디어

 

겸허히 입맞춤 하고 싶습니다

 

 

 

엄청난 감사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해

 

세상과 이웃을 향하여

 

큰 소리로 웃고 싶은 오늘

 

새천년의 문을 열고

 

설레이며 불러보는 당신의 이름은

 

영원으로 이어지는 희망입니다

 

이 희망을 키워 세상 끝까지

 

꺼지지 않는 불을 놓게 하소서

 

 

 

이제는 다시 살아야겠다고

 

부활의 종소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

 

새봄의 노래 생명의 노래

 

알렐루야 알렐루야

 

 

 

사랑으로 죽어서

 

사랑으로 살아오신 님이여

 

찬미 영광 받으소서

 

이제와 영원히

 

당신을 사랑합니다.

 

 

 

 

 

 

여러분 모두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축복 속에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기쁨이 가득한

부활대축일을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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