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령 안에 사는 사람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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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만 [1004mjm] 쪽지 캡슐

2000-05-17 ㅣ No.2080

 

당대히 세상과 맞서는 사람

 

성령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이 인간 내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표출되도록 이끄신다.

다시 말하면 성령은 세상과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공개적으로 신앙을

고백하도록 인도한다.

요한 복음서에 의하면, 많은 유다인들이 마음으로는 예수님을 믿었지만 공개적으로는

그분의 편에 서기를 꺼렸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영광보다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영광을 더 사랑했기 때문이다(요한 12,42-43). 즉 하느님보다 사람의

이목을 더 중요하게 여겨서 사람들의 눈밖에 나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베드로도 사람에 대한 두려움에서 스승을 배반하였고(마르 14,66-72; 요한 18,17.25-27),

같은 이유에서 다른 제자들도 수난의 시간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다(마르 14,50; 참조:

요한 16,32).

 

이렇게 사람은 세상의 명예를 잃지 않으려는 욕심과 사람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개적으로는

속마음과 아주 달리 행동하기도 한다. 성서는, 사람에 대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표리부동은 오직 성령을 통해서 극복될 수 있다고 증언한다.

 

제자들은 성령의 힘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떨쳐 버리게 되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메시아요, 하느님의 아들로 만천하에 담대히 증거한다. 스승을 세

번이나 배반했던 베드로도 성령 강림 직후에 공개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하서

설교을 한다(사도2,14-36). 이런 극적인 변화는 바로 성령으로 인한 것이다. 성령은

제자들 내면 깊은 곳을 변화시키시어 그들이 두려움 없이 세상과 대결할 수 있도록 확신을

주셨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람의 이목을 크게 의식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선포할 수 있다면, 성령의 은혜라고 하겠다. 식당에 가서 남의 이목을

의식하지 않고 떳떳하게 성호를 긋고 음식을 먹을 수 있다면, 이 역시 성령의 은혜라고

하겠다.담대한 신앙 고백은 명확한 대상을 향한다. 즉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성령을 받았다고 하면서 예수님과

동떨어진 말을 한다면,그 말은 믿을 만한 것이 못된다.

 

어떤 사람은 자기가 성령의 은혜를 받았다고 내세우면서, 환자나 집안에 우환이 있는

이들에게 조상중에 안식을 누리지 못하는 이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연미사를 몇십 대씩

드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분명히 다르기에 성령의 은혜로

인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렇게 주장하는 이들의 특색은 공동체와 함께하기보다는

혼자서 치유 기도를 한다고 다니거나, 점쟁이처럼 과거의 일이 어떻다고 짚어 내기도 하고,

하느님에게 영광을 돌리기 보다는 자기 자랑을 많이 한다.

 

사도들은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담대하게 증언하고 이 때문에

박해를 당한다(사도 4,1-31; 5,17-42). 스테파노는 담대하게 그리스도를 증언하다가 죽임을

당한다(사도 7장). 그러나 담대함의 은혜를 주시는 성령은 담대한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의 협조자이시기도 하다. 성령은 제자들이 진리를 깨닫도록 도우시는

협조자이며(요한 14,26-; 16,13),신앙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 편에 서

계시면서(요한 15,18-27)그들이 박해받는 때에 해야 할 말을 일러 주시는

분이다(마르 13,11; 루가 12,11-12).

 

우리 순교자들 중에 전혀 배우지 못한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이 할머니에게 어떤

선비가 비아냥거리는 투로 얘기를 했다. "지옥은 좁고 어둡다고 하던데 어떻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들어갈 수 있겠느냐?" 할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선비님의 가슴이

좁기는 하나 수많은 책들이 들어가지ㅍ않습니까." 그러자 그 선비가 말문이 막혔다고

한다. 성령은 이렇게 그리스도 때문에 박해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말을 일러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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