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원동성당 게시판

2002 송구영신미사 묵상내용

인쇄

신제식 [uni3one] 쪽지 캡슐

2002-01-04 ㅣ No.1927

†찬미 예수님

 

지난 12월 31일 송구영신미사의 묵상내용이 너무 좋아 한번 듣고 지나쳐버리기 아쉽다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셨습니다. 묵상내용을 복사 좀 해 달라 하신 분들도 많아 게시판에 올려드리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습니다. 또 전례분과에서 이런 내용을 전부 기획하여 전례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있어 이 부분의 오해를 풀어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우리 본당의 모든 전례는 주임신부님의 탁월한 기획력에서 만들어진 주임신부님의 작품입니다. 이러한 전례의 내용은 그 시대의 환경, 조건, 그리고 이슈가 되는 사회적 분위기까지 그 날의 전례의 의미와 결합하여 우리의 마음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기 때문에 전례의 흐름과 기도 묵상내용까지 우리를 감동케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2002 일원동 성당 송구영신 미사의 묵상내용을 옮겨드립니다.

다시 한번 묵상의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전례분과)

 

 

 

 ◆미사 시작전 해설(11 : 40)

 

 형제 자매 여러분!

 2001년 올 한해도 이제 그 그림자를 길게 늘이며 한 걸음 한 걸음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올해도 지나간 과거의 수첩 안에 한자 한자 정성 들여 기록해야 할 때가 온 것입니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올 수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이미 나에게서 떠난 것이고 이제는 지난 시간 속에서 이루어졌던 내 생각!    내 말! 내 행위! 나의 삶 모두가 더 보태거나 빼거나 바꿔 놓을 수 없는 상태로 우리의 양심 안에 아로새겨진 것이며, 사람이시며 자비이신 주님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기도를 잘 했다면 잘 한 대로! 선행을 했다면 행 한대로! 악행을 했다면 행 한대로 모든 것이 주님 앞에 숨김없이 드러나게 되는 이 시간에 우리는 한 해   동안의 우리 죄에 대한 용서를 청하며, 주님 안에서 더 기뻐하고 주님과 진정으로 일치하는 2002년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영광과 무한하신 사랑으로 한해를 보내면서 주님께서 베풀어주신 은총에 감사 드리는 마음으로 입당 성가 26번, '이끌어 주소서'를 부르겠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시작 성가가 끝나면 성당의 불을 모두 끄고, 신부님 입당하시어 취지의 말씀을 하신다.)

 

†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2001년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순간에 와 있습니다. 우리는 다사다난했던 한 해,    그 하루 하루를 은총의 빛으로 헤쳐 나와,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지난 시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순간은 매우 중요한 시점  이겠습니다. 이 소중한 시간에, 이제 우리는 지나온 한 해의 기쁨과 아픔,      그리고 우리의 어려움을 주님께 바쳐 드리고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의 삶을 주님  제단에 봉헌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새해를 맞이하기에 앞서,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는 은총을 주시도록 하느님께 간절히 청합시다.

 

 

 

[묵상과 참회 Ⅰ]

 

 지금 우리는 한 해를 정리하며 다가오는 새해를 뜻깊게 맞이하기 위한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리지 않습니다. 또한 그 누구도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흐르는 시간 속에서 갖가지   상념과 회한과 희망의 교차를 맛보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창조된 피조물이며 그분의 은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주위 사람들로부터 기대와 칭찬을 받기도 하며, 스스로의 지혜와 재능으로 어느 정도는 피조물로서의 성공과 영예의 절정에 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죄와 죽음의 상처는 우리 마음에 왠지 모를 어두운 그림자로서 다가옵니다.

 

 이러한 어두운 그림자에서 헤매고 있는 우리를 구하시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셨고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십니다. 이렇듯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지난 한해 동안 우리에게 베푸신 모든 은혜에 감사 드리며 그러한 은혜에 보답치 못한 우리의 생활을 깊이 반성하면서 새롭게 다가오는 2002년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가 이 땅에 풍성하게 내리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주님께 간구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제 우리에게 2001년을  주셨던 하느님께, 또한 2002년을 허락  하시는 그분의 참뜻이 어디에 있는지? 우리의 과거가 얼마나 하느님의 자비하심으로 가득하였는지를 생각하면서, 새해에는 더욱 하느님의 뜻을 따라 생활하는 충실한 자녀가 되기로 굳게 약속드립시다.

 

(성가 325장 자비송으로 참회를 한다)

 

 

 

[묵상 Ⅱ]

 

 이제 서서히 2001년이 저물어 갑니다. 지나간 세월에 대한 아쉬움과 다가올  시간에 대한 기대감이 교차하는 지금 아쉬움과 기대감으로 한없이 복잡하기만 한 우리 마음을 깊은 명상으로 가다듬어 봅시다.

 

    지극히 선하옵신 빛의 창조주, 날들의 빛을 발하시는 분

    새 빛이 처음으로 생기었을 때, 세상의 시작됨을 준비하셨네.

 

    당신은 아침 저녁 함께 하시니, 하루라 부르라고 명하심으로

    무서운 혼돈상태 없애셨으니, 우리의 애절한 청 들어 주소서.

 

    영원을 생각 않는 인간이라면, 제 몸을 죄악에다 묶고 마오니

    이 영혼 죄의 짐을 벗어 던지고, 생명의 은총 안에 살게 하소서.

 

    천국 문 끊임없이 두드릴제면, 생명의 복된 상급 받게 되나니

    갖가지 해로움을 두루 피하고, 사특한 모든 죄악 깨끗이 하게 하소서.

 

 인간이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자신의 과거를 돌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마음의 눈을 통해 우리가 자신을 되돌아 볼 때 대부분   후회스러운 시간만을 보낸 것은 아니었는지 우리는 지극히 염려스러워 하게   됩니다. 한치의 어긋남도 없는 하느님의 창조물인 시간은, 그 한결 같음으로   다시금 우리를 한해의 마지막으로 인도하였고 또다시 우리로 하여금 지나간   한해를 반성하게 합니다.

 

주여 당신 장막에 묵을 이 누구이리까?

거룩한 당신 산에 살을 이 누구이리까?

허물없이 살아가며 의를 하는 이, 마음속에 진리를 품은 사람이오이다.

제 혀로 하리질 아니 하는 이, 벗에게 해로운 일 아니 하는 이,

이웃을 비방하지 않는 사람이오이다.

악한 자를 눈 아래 얕이 보아도, 주를 섬기는 이면 존경하는 그 사람이외다.

해 돌아 올 맹서라도 어김없이 지키는 이,

길미를 받으려고 돈을 놓지 않는 이,       

무죄한 이 다칠세라 뇌물을 받지 않는 이오니,

이같이 하는 그 사람은 쓰러질리 없으리이다.

 

악인의 마음 속에다 죄악이 속삭이기를, 그의 안전에 하느님은 없다 하나니,

그는 제 속으로 뽐내며 아무도 내 비행을 못 보았다.

나는 죄받지 않으리라 하도다.

그 입이 하는 말은 죄악과 간계,

그는 알아듣기를 잘하기를 이미 그쳐 버렸으니,

그는 잠자리에서 못된 일을 궁리하고

나쁜 길에 있어 악을 꺼려 아니 하도다.

 

주여 당신 은총이 어이 이리 귀하신지,

인간의 자손들이 당신 날개 그늘로 숨어드나이다.

 

    (10초간 침묵)

 

 생각건대 우리 모두는 초라하고 헐벗은 겨울 나무처럼 서있는 불완전한 피조물입니다. 또한 우리의 양심은 우리 자신의 욕망에 의해 너무나도 무뎌진 상태에 있음을 어쩔 수 없이 보게 됩니다. 나의 탓으로 본당 내에서 혹은 지역 안에서 많은 불화가 초래되지는 않았는지, 우리 자신의 일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어렵게 사는 이웃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혹은   나만의 이익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으로 나의 형제 자매들을 대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함께 해야 할 자리에 함께 하지 않아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또한 올 한해는 국외적으로는 미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테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세계 곳곳에서 평화와 정의와 사랑과 용서가 무너지고, 전쟁과 증오와 거짓과 복수, 공포 등 어둠의 그늘이 우리를 휘감았었습니다.

 

 국내적으로도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몹시 어려웠던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회복되지 못한 경제의 어려움과 여러 가지 사건 사고들, 윤리와 도덕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무너지는 참담함을 봅니다. 그리고 인간이기를 포기한 여러 가지 살인사건들과 가정이 파괴되어 나가는 사건들을 우리는 겪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풍조와 나만 잘살면 된다는 이기주의와 대면하게 되었고 웬만한 사건에는 놀라지도 않는, 죄악에 대한 무감각한 우리의 모습도 발견하게 됩니다. 즉 나는 괜찮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과 이웃에게 무관심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모든 어려움들은 어느 누구 한사람만의 책임도 아니요, 소수의 사람만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아님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러한 아픔을 함께 치유하고자   노력하는 작은 의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불완전한 우리에게도 위안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주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외치시되, "너희 죄가 진홍빛 같을지라도 눈과 같이 희어지리다. 여인이 비록 자기 아들을 잊는다 해도 나는 너를 잊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자비와 은총이 훈훈한 뒤안길에서 주님께서는 우리 마음을 감싸주시려고 너그러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는 지금 이 시간에, 우리 자신이 흩트려 드렸던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앞날의 거울로 삼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일상 생활을 하는 가운데 그리스도의 향기가 풍길 수 있도록 우리 모두는 항상 깨어 기도해야겠습니다. 아울러 참다운 믿음에 의해 기뻐하고 감사 드리는 생활의 연속이어야 하겠습니다. 이 해가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만큼 더 기쁜 새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새해에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참다운 평화와 구원의 한해가 될 것입니다.

 

 (침묵 속에서 한 해를 돌이켜 반성하고, 이제 다가오는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의 준비를  

  위하여 잠시 묵상합니다.

  이제 2001년이 저물고,

  우리의 희망을 새롭게 갖게 되는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

 

[12 : 00 제야의 종소리가 울린다.

 

   뎅-

   뎅-

   뎅-

   딩뎅, 딩뎅, 딩뎅....

 

(이번에는 녹음과 오르갠이 함께 어울어져 훨씬 생동감이 있어 보였다)]

 

 새해의 종이 울립니다. 은은한 종소리는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면서 마음 한 구석에 힘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날의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리고 태양 같이 밝고 힘찬 생활에로 우리를 이끕니다. 보다 하느님의 뜻에 맞게 생활하고 하느님께서 주신 사랑과 은총으로 그 분의 뜻을 확장하는데 이 한해를 보내도록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면서 다함께 감사의 마음으로 송구영신가를 성가대에서 시작하고 신자들이 따라서 부른다.)

 

송 구 영 신 가

 

 1. 시작이요 마침이신 우리 주 하느님/ 사랑으로 함께 하심 감사하나이다.

   어리석은 마음 모아 당신께 드리니/ 이 한해의 모든 잘못 용서해 주소서.

 2. 우리들의 구원이신 하느님 아버지/ 어둠으로 덮인 천지 빛으로 비추사

   다만 하나 희망으로 이 땅에 오시어/ 괴로웠던 우리 역사 밝혀 주옵소서.

 3. 진리 위해 한 마음을 바치신 예수님/ 당신 향해 가는 우리 돌보아 주소서.

   참된 생명 우리 주여 당신을 따르리/ 이 땅 위에 새 역사를 창조하옵소서.

 

 주님, 저희에게 강복하시어 2002년 새해에는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리스도의 진리를 전하는데 앞장서서 이웃 안에서 좀더 주님의 자녀다운 생활을 하도록  이끌어 주소서.

 

(각자 1분 동안 새해 소망을 기도)

 

 

 

[묵상 Ⅲ]

 

      새해의 기도                

                             - 성찬경 사도요한

 

이 순간 모든 것은 순백의 처녀지입니다.

묵은 해는 이제 영영 영원 속에 묻혔습니다.

삼라만상을 빙빙 돌리며 위로 위로 이끄시는

크옵신 하느님.

새해가 청정한 모습을 드러내는 이 시간의 정거장에서

저희들은 다시 한 번 하느님의 영감 서리는

선명한 기적에 넋을 잃습니다.

있음의 모습이 바로 기적이오니.

더욱 눈부신 태양.

사랑하는 얼굴들의 밝은 웃음.

정든 강산의 춤추듯 흐르는 저 능선.

새날의 황홀한 감격 속에서 정원의 기도 드리옵니다.

새해에는 꼭 한 가지

가난을, 마음의 가난을, 참된 가난의 뜻을

느끼고 깨닫고 새기고 실천하는 은총을 주십사고,

저희들의 기도를 다 들어주시는 하느님.

이제 저희들의 희망이 황금의 날개를 타고

하늘에 솟아오릅니다.

흠숭과 찬미로 사랑의 기도 띄우는 이 아침.

 

(묵상 후 성당의 모든 불을 켠다. 새해인사를 서로 나눈 후)

 

 

 

주임신부님 신년사 (12 : 05)

 

 

 

[새해를 맞이하는 기도(가톨릭 기도서 113쪽)를 다 같이 바친다]

 

○ 시작이요 마침이신 주 예수님,

  지난 한해 동안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나이다.

● 저희가 지은 죄를 모두 용서하시고

  더욱 큰 은혜를 베풀어주시어

  새해에는 나쁜 습관을 버리고

  맡은 책임을 다하여

  가정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하소서.

○ 또한 저희 생각과 말과 행위를 주님께 바치오니

  하느님의 영광과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도록 도와주소서.

 

◎ 아멘

 

 

◆대 영광송으로 본미사 시작

 

 

 



42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