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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읽는동화-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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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애 [marianna02] 쪽지 캡슐

2000-01-26 ㅣ No.734

요즘 굿뉴스가 정말 썰렁합니다.  요즘 날씨만큼이나..

계속이어서 보내드립니당..

 

 

  그는 왜 자신이 는 발을 씻겨주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발은 나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잖아.  항상 나의 도움을 받으면서도 고마워할 줄도 모르잖아.

  잠이 오지 않는 가운데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는 생각할수록 늘 자신의 융숭한 대접만 받고 주인 노릇까지 하려고 드는 발이 섭섭하다 못해 괘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발의 하인이 아니야. 난 나야.  내일부터 난 발을 위해 살지는 않을 거야.

  그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그날 밤을 뜬눈으로 새웠습니다.

  그러나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그는 발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갱차를 타고 지하 막장으로 가서 일일이 자신의 힘으로 곡괭이질을 해서 탄을 캔뒤, 피곤한 몸으로 집으로 돌아와서는 조금도 쉴틈없이 또 발을 씻기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그는 그렇게 살아야만 하는 자신이 몹시 못마땅했습니다.  자신이 오직 발을 위해서만 사는 것 같아 몹시 억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그는 몇날 며칠 곰곰 생각하다가 일부러 갱목 사이에 자신을 처 박아버렸습니다.  당장 손등이 시퍼렇게 부어오르고 피멍이 들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아픔이 엄습해 아무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아픈데 발도 어쩌지 못하겠지.  이제 발을 위해 하는 일은 없을 거야.

  그는 은근히 그렇게 된 자신이 좋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앓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끝에 상처를 속으로 덧나게 만들어 한 일주일간 더 오래 앓아 누워 있었습니다.

  그렇게 앓아 누워 있는 동안 그가 알게 된 것은 상처의 고통보다는 게으름의 즐거움이었습니다.  게으름은 그를 즐겁게 했습니다.  그는 그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아 숟가락을 드는 일조차 싫어할 정도로 게을러지려고 애를 썼습니다.  배가 고파 견딜 수가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어쩌다가 겨우 숟가락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생각과는 달리 손이 게을러지자 발도 적당히 게을러지고 있었습니다.  어디 크게 아프지도 않으면서 발은 가만히 앉아있거나 누워있기 일쑤였습니다.  손은 그런 발을 보자 몹시 속이 상했습니다.

  

금요일쯤 다시 마지막으로 올리지요..

그럼 좋은 하루 보내시구요.... 하늘이 참 파랗네요.. 하늘한번 쳐다보구...

 

날씨가 추우니 감기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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