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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6] 하느님의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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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희 [smufs] 쪽지 캡슐

1999-06-06 ㅣ No.1201

"하느님의 아들들"(창세 6,1-8)

 

 

 

요즘 현대인들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슈퍼맨처럼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초인적인 힘에 관심을 쏟습니다. 한때 어린 시절의 몽상이 아닌 어른들도 이러한 환상을 그리며 살아갑니다. '나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입니다. 이러한 소재는 고대의 신화 속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놀랍게도 성서에도 이러한 요소가 등장합니다. 다름 아닌 하느님의 아들들과 인간의 딸들의 결혼입니다.

이 이야기는 고대 근동 지방의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우가릿 신화에 의하면 셈족의 신  El이 두 여자를 유혹하여 두 명의 신통력을 가진 남자를 낳게 됩니다) 대체로 신과 인간의 결합이 초능력적인 힘과 지혜를 지닌 거인족을 탄생케 했다는 원인론적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창세기 저자는 우가릿 신화에서 빌려온 이 이상한 이야기를 왜 카인의 이야기와 노아의 홍수 이야기 사이에 끼워 놓았을까요? 그들은 고대에 일반적으로 유행하던 이 신화에 새로운 윤리적 의미를 부가시킵니다. 즉 인간들이 자신의 힘을 믿고 신들처럼 행세하려는 타락한 모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거인족 이야기는 인간의 타락이 이제 개인을 벗어나 집단화하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다시 말해 인류의 범죄가 한 남녀의 차원에서 이웃 형제의 차원, 어떤 특정 집단의 차원, 온 인류의 차원으로 점차 확산되어 감을 성서를 읽는 독자들은 알게 됩니다.

 

¤ 인간이 초월적인 능력과 지혜를 보유한다고 해서 이 세상이 더 정의롭고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요?

 

 

(99.6.13 게재 예정/ 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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