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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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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l30002] 쪽지 캡슐

1999-07-22 ㅣ No.1896

울 집은 비가 오면 어머니 눈치를 잘 살펴야합니다.

 

왜냐구요?

 

비가 오면 지붕이 세고 지붕이 세면 마루에 물이 떨어지고

 

물이 떨어지는 곳에 양동이를 갖다 놓는데

 

이곳이 하필이면 우리집 화장실 앞

 

화장실 문 열때마다 양동이 치우고

 

사람이란게 들어가는데 들어갈 때 마음이랑 나올 때 마음이 틀려서

 

일보고 나올 때 양동이를 제자리에 놓는걸 까먹거든요.

 

그럼 마루는 물바다가 되고 엄마 잔소리가 시작되는거죠.

 

근데 오늘은 마루 한가운데가 또 세서 집에 오는 엄마 얼굴이...

 

엄마는 내가 벽에 못도 못박게 하고 문도 세게 닫지 못하게 합니다.

 

집 무너진다고...

 

사실 엄마 맘 이해합니다.

 

건축쟁이인 제가 볼때도 우리집은 위험수위를 넘었거든요.

 

제가 집에서 손수 보일러도 고치고, 수도두 고치구, 변기도 고치고

 

겨울엔 창문도 손보는데 집이 넘 오래되서[30대 중반] 한계가 있습니다.

 

겨울엔 넘 추워서 마루온도가 마당온도랑 비슷할 정도 입니다.

 

어려서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우리집

 

마당 넓은 우리집이 굉장히 좋았는데....

 

제가 소원이 엄마한테 좋은 집 지어드리는 겁니다.

 

복권 당첨되면 제일 먼저 할 일이기도 하지요.

 

지금은 백수라 울 엄마 소원 들어 주는거 좀 늦췄지만

 

꼭 이루고 말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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