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동성당 게시판

"친한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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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영 [mela1004] 쪽지 캡슐

2000-01-14 ㅣ No.347

"친구라는 지팡이".

 

전 "친한 사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따뜻해서 넘 이쁜 말이라 생각하거든요...

그리구 "믿음"이 전제된 가운데

친근감을 더한 "친한 사이"란 말이 떠오르게 하는

"친구"라는 이름을 사랑합니다.

 

좀 전에 오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까지,

서로에 대해 그리구 서로의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질투도 하구,

때론 토라져서 말 안하구, 서로 헤어지자구(?) 하기도 하구,

서로 때문에 자신의 마음에 찬 바람이 부는 것두 느끼구 그랬었는데....

서로 힘들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함에 마음 아파했구,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을 땐,

이 세상 어딘가에 서로가 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위로가 되던,

서로를 위해 기도해주던 친구였는데.....

그래서 "친구"라는 단어를 떠오르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친구였는데......

그 친구가 오늘은 전화를 해서 부탁을 합니다.

회사에서 할당 내려온 것이 있는데, 하나만 해달라구요....

그래두 급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나였는지, 여기 아는 사람이 없다면서요....

근데 전 그 순간, 바루 대답을 못했습니다....

전화를 받으면서두 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내가 참 밉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참 부족한 사람이란 생각두 들었구요......

생각해보면 얼마동안 계속, 내 씀씀이를 줄이기만 하면,

해줄 수 있는 쉬운 일이었는데 말이예요........

전화를 끊구 나서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면서 내가 어른이 되가는 거 아닌가 하는...

같이 있어주고, 같이 무언가를 하구 좋아하는 것 외에,

현실적으로 나와 전혀 무관한 것두, 친한 사이의 누군가를 위해서

내 능력 범위 안에서 물질적으로 해야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는 걸 보니 말이예요.....

그래서 좀 전엔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해주겠다구요.....

바루 그 말을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담아서요.....

 

 

( *^^* 좀 전에는 또 다른 친한 친구가 전화를 해서,

회사에서 회식을 하는데, 대리 아저씨가 소개팅 해달라구 난리라면서,

시간되면 만나달라는 부탁을 또 하네요.......*^^* 에구, 에구........)

 

미국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서 여기서 정착하여 지내는 그 친구.

긴 시간을 함께 해 오면서...

서로 멀리서 그리워하던 시간도 지나구,

지금은 그렇게 바라던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데.....

그렇게 멀리 있었을 때 , 가까이서 순간 순간의 생각과 느낌을

나누면서 살게 되기를 바랬었던 마음과는 달리,

요즘은 일을 핑계로 서로 잘 지내구 있겠지란 생각과 믿음으로 위로하며,

간간히 전화하구, 얼굴 보는게 맘먹어야 가능한 일이되게

그렇게 지내구 있음이 왠지 마음 아프네요....

어린 시절과는 달리 결코 평탄하지 않는 시간을 보내야 했던 그 친구는

자신이 멀리 떨어져서 보낸 그 시간과 함께

내가 아는 자신의 모습에서 많이 변해 버린 모습에

내가 실망할까봐 참 많이 힘들어 했었는데.....

내일은 그 친구를 오랜만에 만납니다.

최근 서로에게 있었던 많은 얘기를 하면서,

아마 우린 우리 안에 숨겨진 서로의 모습을 서로에게서 찾아내겠죠.

왜냐면, 우리는 믿음이 있는 "친한 사이"의 친구니까요....*^^*

오랜 만에 만나두, 어제 만났던 사람을 또 만나는거 같구....

함께한 시간 만큼, 공감했던 느낌만큼

그 사람의 모습을, 생각을 서로에게서 발견하게 된다는거...

그래서 서로의 모습을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는 거....

이게 "친한 사이"의 사람이 소중하고 좋은 이유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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