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성당 게시판

無情의 歲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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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경 [lsk55] 쪽지 캡슐

2002-07-31 ㅣ No.3778

 

無情의 歲月

 까까머리의 소년인줄 알았던 저였습니다. 고교를 졸업한지 30여년이 될 즈음이라서...

남다른 학창시절을 보낸 저는 옛추억을 잊을 수 없어서...

7월 27일 토요일 오후 모교의 운동장에 Summer camp를 개최토록 하였습니다.

농심을 지닌 학창시절의 그때를 회상하면서...

운동장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그속에 감자를 익히며 이를 캠프파이어라 했지요.

한여름 밤에 고교 동창생들과 "나눔의 잔치인 저녁 만찬"을 즐겼습니다.

대동한 아이들(자녀)이 바로 우리 학창 때의 나이들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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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가마솥에 농사를 짓는 친구들이 갖고 달려온 옥수수를 한말이나 쪚습니다.

호박 잎을 삶아서 묵은 된장에 찍어서 산오징어를 싸서먹는 파티를 열었지요.

요즈음 동햇가에는 오징어가 풍년이었기에...

폼나고 세련된 "바베큐와 뷔페식 음식"보다는 감자와 옥수수가 더 분위기에 잘 어울렸습니다.

 

 

역시 우리 촌놈들은 그저 수수한 옛것이 좋은 걸 어쩝니까?

운동장에 삥 둘러앉아서 돌림노래를 부르며 학창시절로 돌아갔습니다.

"사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하고 짧은 시간 많은 소중한 기억을 담고 귀경하였답니다.

서울서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주 좋은 추억을 심어 준 것 같아서 마음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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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7월 28일(일)엔 노암동 성당에 저녁미사를 갔었지요.

주보에 보니, 서울 중림동 성당의 주일학교 아이들이 내일 이곳 강릉의 노암동 성당으로 캠프를 온다고 쓰여있드군요.

"참으로 참신한 아이디어를 지녔구나"하고 생각이 듭디다.

카~ 갸들도 이렇게 늙은 우리처럼 Summer camp를 해야만 멋진데...

촌에가서 햄버거와 통닭만 먹으면 안되는데...

거창한 캠파이어보다는 쑥불을 피우는 것이 제격인데...

그곳에 감자를 구워먹으면 최고의 별미인데...

주먹만한 대따큰 감자 한말이면 1만원도 안되는데...  이거면 100명도 먹는데...

그들에게 한수 갈코주고 오고싶었으나, 서울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흑~흑~

참! 그리고 여기에 글 올린 것, 우리 아이들과 마나님이 알면 큰일 나는데...

약간 위험을 감수하고 무데뽀 정신으로 제가 일을 저질렀습니다.

사진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함이고 한편 이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자료라서 오직 띄운 것 뿐이랍니다.

이점 해량하시길 바라옵니다. 감사합니다.

 

(추신)

아래의 글에 우리성당 용마루골의 짱이신, 요셉피나 자매님이 괜한 감자 이야기를 하셔서 "감자와 옥수수로 만든 여름 캠프"의 글을 올려서 좀 아는체하며 박자를 맞추었습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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