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양동성당 게시판

[성서] 예레 1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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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austin] 쪽지 캡슐

2001-07-27 ㅣ No.6963

 

두 가지 상징

 1  야훼께서 나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모시 잠방이를 하나 사다가 허리에 걸치고 물에 적시지 않도록 하여라."

 

 2  야훼께서 분부하시는 대로 나는 잠방이를 사서 허리에 걸쳤다.

 

 3  그랬더니 야훼께서 또 나에게 이르셨다.

 

 4  "네가 사서 허리에 걸친 잠방이를 벗어 들고 브랏으로 가서 그 잠방이를 거기에 숨겨 두어라."

 

 5  나는 야훼께서 내린 분부대로 브랏으로 가서 그 잠방이를 거기에 숨겨 두었다.

 

 6  오랜 시일이 지난 다음, 야훼께서 나에게 이르셨다. "이제 떠나 브랏으로 가서 내가 시킨 대로 숨겨 두었던 잠방이를 가져오너라."

 

 7  나는 브랏으로 가서 숨겨 두었던 자리를 파고 잠방이를 꺼내 보았더니, 그 잠방이는 썩어서 아무 쓸모가 없게 되었다.

 

 8  그 때 야훼께서 나에게 이르셨다.

 

 9  "나 야훼가 말한다. 나는 그와 같이 유다의 거만과 예루살렘의 엄청난 거만을 꺾어 버리겠다.

 

10  이 몹쓸 민족은 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저희의 악한 생각을 굽히지 않고 멋대로 살아 왔다. 다른 신들을 따라 다니며 섬기고 예배하였다. 그래서 이 백성은 잠방이처럼 되어 아무 쓸모도 없게 될 것이다.

 

11  허리에 잠방이를 단단히 걸치듯이 나는 이스라엘의 온 가문과 유다의 온 가문을 나에게 꼭 매어 두려고 했었다. 내 말이니 잘 들어라. 그렇게 되었다면 이 백성은 내 백성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의 이름을 빛내고 나에게 영광과 영화가 돌아 오게 하였을 터인데,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12  너는 이 백성에게 이렇게 일러 주어라. 이 야훼가 이스라엘의 하느님으로서 말한다. ’모든 술독은 술을 넣어 두기 위하여 만든 것이다.’ 그러면 이 백성은 ’술독이 술을 넣어 두는 것임을 누가 모르느냐?’고 대답할 것이다.

 

13  그러거든, ’야훼의 말씀이라’ 하고 이렇게 일러 주어라. ’나는 이제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다윗의 왕위를 잇는 왕들이건, 사제들이건, 예언자들이건, 예루살렘 주민이건 모두 다 술독으로 만들어 버리겠다. 그러면 모두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14  아비 아들 할 것 없이 서로 부딪쳐 깨어지리라. 내말이니, 잘 들어라. 나는 사정없이 용서하지 않고 모두 멸하여 버리겠다.’"

 

백성의 교만을 꾸짖다

15  야훼께서 말씀하시는 것이니,

    거만을 떨지 말고 귀 기울여 잘 들어라.

 

16  날이 저물어 어두워져 가는 언덕 위에서

    서로 걸려 넘어지기 전에

    너희 하느님 야훼께 영광을 돌려라.

    너희가 바라는 것은 빛이지만,

    야훼께서 너희 세상을 어둡고 캄캄하게 만드시리라.

 

17  건방진 생각이 들어 이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남 몰래 가슴이 메어 울 것이다.

    야훼의 양떼가 포로로 끌려 가는 것을 보며

    눈물을 쏟을 것이다.

 

18  "왕과 왕비에게 옥좌에서 내려 앉으라고 일러라.

    그 찬란한 면류관이 머리에서 벗겨지게 되었다.

 

19  네겝의 성읍들이 포위되었으나

    와서 구해 주는 손길이 없어

    유다인들은 모두 사로잡혀 갔다.

    하나도 남지 않고 끌려 가고 말았다.

 

20  고개를 들고 보아라. 예루살렘 시민들아,

    원수들이 북쪽에서 쳐들어 온다.

    네가 맡아 기르던 양떼는 어디로 갔느냐?

    양떼처럼 보기 좋던 너희 백성은 어디로 갔느냐?

 

21  너희가 손수 길들인 애인들을

    너희의 상전으로 세워 줄 터이다.

    그렇게 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

    몸푸는 여인처럼 몸을 비틀며

    배가 아프지 않겠느냐?

 

22  어쩌다가 이런 꼴을 당하였는지 알고 싶으냐?

    어쩌다가 치마를 벗기고 강간을 당하였는지 알고 싶으냐?

    너희 죄가 너무 많아서 그렇게 된 것이다.

 

23  에디오피아 사람들이 제 피부색을 바꿀 수 있겠느냐?

    표범이 제 가죽에 박힌 점을 없앨 수 있겠느냐?

    그렇다면 악에 젖은 너희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24  나는 사막에서 불어 오는 바람으로

    너희를 검불처럼 흩뜨려 버리리라.

 

25  너희는 나를 잊고, 허수아비를 믿었다.

    내 말이니, 잘 들어라.

    너희가 이런 액운을 당하게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나는 너희에게 이런 운명밖에 줄 것이 없다.

 

26  나는 너희 치마를 벗겨

    창피를 당하게 하리라.

 

27  너희가 간음하며 지르는 소리를 나는 들었다.

    추잡하게 음란을 피우는 꼴도 보았다.

    언덕과 들에서 역겨운 우상을 만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너는 이제 망하였다. 예루살렘아, 이 부정한 것아,

    언제까지 이 모양으로 있으려느냐?

 

     

 

* 하느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를 통해 잠방이와 술독의 상징으로 이스라엘의 운명을 선포하십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지 못하고 인간적인 힘이나 하느님 이외의 다른 것에 의지 하려는 우리 자신의 운명이기도 합니다. 술에 취하듯 세상의 욕심에 취해서, 짠 맛을 잃어버린 소금처럼 또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하는 등불처럼 아무 쓸모도 없이 되어버려 버림을 받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자신을 내세우다가 오히려 버림을 받아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시며 오늘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너는 이제 망하였다. 예루살렘아, 이 부정한 것아, 언제까지 이 모양으로 있으려느냐?" (예레 13,27)

 

주님, 저희가 저희의 잘못을 뉘우치고 겸손되이 당신께 용서를 청하며 당신의 말씀에 귀기울이게 하소서. 저희가 당신의 말씀에 귀기울이며 지나온 삶을 바꾸고 진정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삶을 다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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