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재울성당 게시판

너무 재미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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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한 [soohan] 쪽지 캡슐

2000-04-13 ㅣ No.926

1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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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거... 지저분하긴하지만 쩝......

 

아~ 통일이여

 

지독하게 추운 철원의 겨울이었고, 내가 있던 부대는 혹한기 훈련 중이었다.

 

적어도 내 생각엔, 윗놈들이 세운 훈련 목표는 ’추운 곳에서 안 얼어 뒈지고

 

얼마나 잘 버티나 보자’였다.

 

훈련은 일주일이었고, 우리는 일주일간 온도계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는

 

해발 1175고지에서 생활해야 했다.

 

내 생에 황당한 경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덩’은 여전히 그 상황에서도 문제였다.

 

... 생각해보자

 

산 꼭대기의 바람까지 합해서 내가 느끼는 체감온도는 영하 100도였다. -_-;

 

화장실 같은 것은 있을리 만무했다.

 

그 상황에서 야산에 나가 바지를 내리고 덩을 분포해 놓는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었다.

 

막말로 꼬추(남자의 몸에는 이런 것이 있다 -_-;)가 얼어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게다가 한참 일을 치루고 있을 때, "전투준비! 신속하게 이동하라!"같은 말이라도

 

떨어지면 중간에 끊고 일어서야 하는 아픔도 있을 수도 있었다.

 

이런 열약한 환경을 극복하고 걔 중에는 핫 패드(흔들고 비비면 열이 나는 주머니

 

난로)로 엉덩이를 비벼가며 일을 치루고 오는 놈들도 있었지만, 나를 포함한 대부

 

분의 병사들은 얼굴이 노랗게 뜰 때까지 참기로 했다.

 

그렇게 훈련 마지막 날까지 5일이 흘렀다.

 

복귀행군을 준비하기 전, X꾸녕이 갈라지는 듯한 아픔을 견디지 못한 난 결국

 

휴지를 들고 야산으로 올라가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 경사가 지지 않은 곳, 잡초가 없는 곳이어야 했다.

 

사람 눈에 안 띄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경사가 지지 말아야 함은 그 일을

 

치루다가 행여나 미끄러지면(실제로 미끄러진 고참이 있었음) 심하게 곤란하고,

 

땅에 잡초가 있으면 행사(?) 도중 엉덩이를 찌르기 때문이었다.

 

... 그런 곳은 의외로 찾기 쉬웠다.

 

<명당>이라 이미 여러 명이 다녀간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이얀 처녀설 위에 흩어져 있는 수 많은 덩들 ... 그리고 노란 휴지들 ...

 

... 유쾌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_-;

 

난 재빨리 바지를 내리고 힘을 주었다.

 

’푸(후)덕푸(후)덕’하는 효과음과 함께 대량의 물질이 신선한 바깥 공기와

 

접하며 그윽한 냄새를 산에 널리 퍼뜨렸다.

 

5일간 참아왔던 그것들은 언뜻 느낌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굵기와 양이라는

 

것이 짐작되었다.

 

궁금한 나머지 언뜻 뒤를 돌아보니 ’하이바(철모) 높이’만큼의 갈색 물체가 보였다.

 

... 놀라서 일어설뻔 했다. -_-;

 

난 순간 아득해 지는 정신을 바로 차리고, 손에 휴지를 힘있게 쥐었다.

 

이 광경을 누구에게 들키기 전에 이 자리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하는 날에는 ’기인열전’에 나가야 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_-;

 

재빨리 엉덩이 쪽으로 휴지를 가져가는 순간 ...

 

뒷쪽 수풀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며 누군가가 내려왔다.

 

’산토끼’ 정도이기를 기도했다.

 

... 하지만 신은 내 편이 아니었다.

 

그렇게 어색한 상황에 등장한 인물은 옆 중대 중대장이었다.

 

그 중대장은 나를 보며 빙그레~ 웃었다. -_-;

 

... 곤란해 뒈질 것 같았다. -_-;

 

문득 그 중대장은 ’상급자에 대한 경례’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간부라는 것이 생각났다.

 

병신처럼 휴지를 든 오른손으로 경례를 할 뻔 했다. -_-;

 

내가 그렇게 덩 자세와 경례 자세 사이에서 어정쩡하고 있자, 그 중대장이

 

’편히 쉬어’를 말하는 말투로 얘기했다.

 

"아냐아냐, 계속 해, 계속 싸"

 

그리고는 의미있는 웃음을 짓고 아래로 내려갔다.

 

’이런 ~씹쌀바바리~ 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난 벌겋게 달아오르는 얼굴을 왼손으로 감싸며 다시 휴지를 엉덩이로 가져다 댔다.

 

그 때 또 한 번의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제발 ’산짐승’이기를 바랬다. -_-;

 

... 하지만 신은 죽었다. -_-;

 

이번에 내려온 놈은 그 중대장의 통신병(중대장 따까리)이었다.

 

놈은 나를 슬쩍 한번 보고는 애써 웃음을 참으며 중대장 뒤로 뛰어갔다.

 

그리고는 그 중대장과 무엇인가를 재밌게 얘기했다. -_-;

 

난 더 이상의 개쪽을 피하기 위해 성급하게 휴지를 갖다대고, 강하게 1회 문질렀다.

 

그리고 그 휴지를 한 번 접으려 할 때 ...

 

뒤에서 엄청난 ’부스럭~’ 소리가 들렸다. -_-;

 

뒈져도 좋으니 ’멧돼지’나 ’늑대’이기를 기도했다.

 

하지만 신은 영창에 가있었다. -_-;

 

... 옆 중대 중대원 전체가 차례차례로 모두 내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_-;;;;

 

... 정확히 124명이 지나갔다.

 

난 그렇게 엉덩이를 까 내린 상태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한 손으로는

 

누런 것이 묻어 있는 휴지를 잡은 체, 덩 밭에서 그들을 맞이했다. -_-;;;;

 

그들이 모두 사라진 후 ... 난 눈에 눈물이 고였음을 느꼈다. -_-;

 

... 훈련 복귀 후, 강원도 철원에서 호랑이똥이 발견됐다는 뉴스를 보았다.

 

... 뉴스에서는 굵기로 보나, 양으로 보나 호랑이의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 난 아직도 방송사에 그것은 ’내 것’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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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누가 지었는지..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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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들을 위한시

 

 

주말해가 높이떴네 오늘하루 집뒹이네

 

주말와도 할일없네 나는정말 주말싫네

 

친구들은 놀러갔네 애인댈꾸 놀러갔네

 

내가어디 모자른가 다시한번 생각하네

 

이만하면 잘생겼네 거울보니 안타깝네

 

내성격은 또어떤가 생각하니 좀드럽네

 

아무려면 어떠한가 동네개도 짝이있네

 

그나저나 집뒹이네 오늘하루 무얼할까

 

비디오북 펼쳐보네 신작비됴 다본거네

 

스타하러 겜방갈까 이미적수 없었다네

 

채팅하여 번개할까 폭탄걸림 어떻하나

 

이리생각 저리생각 그래봤자 할일없네

 

이때마침 전화왔네 친구놈이 술먹자네

 

이친구가 고마웠네 한량없이 고마웠네

 

정성들여 양치하고 꼼꼼하게 세면하고

 

시계보니 널널하네 한숨자도 널널하네

 

잠을자면 무엇하리 일단밖에 나가보네

 

지하철을 타러갔네 가판대에 신문표지

 

특종이라 크게났네 에쵸티가 표절했네

 

에쵸티가 표절한게 그게무슨 특종인가

 

우리국민 다안다네 표절인거 다안다네

 

기사밑에 광고났네 조그맣게 광고났네

 

칠공공에 칠구사이 미팅펜팔 시켜주네

 

지난번에 걸었다가 전화비만 날렸다네

 

솔로울린 악덕기업 하루빨리 처단하세

 

따르르릉 벨울리네 지하철이 왔나보네

 

지하철을 타고보니 앞자리에 커플일세

 

생활신조 생각나네 커플앞엔 앉지말자

 

생활신조 지키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네

 

사람들이 밀려오네 개떼처럼 밀려오네

 

꼼짝달싹 할수없네 지옥철이 정말싫네

 

이때문득 옆을보니 남녀한쌍 꼭껴안네

 

외면하여 앞을보니 앞에또한 손꼭잡네

 

설마하여 주위보니 사방팔방 커플이네

 

손꼭잡네 꼭껴안네 간혹가다 뽀뽀하네

 

부러워서 눈물나네 나도한번 저랬으면

 

부러움이 증오됐네 전동차를 폭파할까

 

집에계신 엄마얼굴 생각나서 참았다네

 

전동차가 도착했네 약속장소 도착했네

 

길거리에 나와보니 커플들이 인산인해

 

정말정말 보기싫네 커플들이 보기싫네

 

커플들이 보기싫어 눈을감고 걸었다네

 

사람하고 부딪쳤네 인상쓰며 눈을떴네

 

쳐다보니 조폭이네 이제나는 죽었다네

 

구십도로 인사하고 뭐빠지게 달렸다네

 

이게모두 커플때문 다시한번 치를떠네

 

조심조심 실눈뜨고 약속장소 찾았다네

 

도착하여 친구봤네 낭자하고 동행이네

 

이낭자는 누구인고 쭉쭉빵빵 미인이네

 

친구놈이 말하기를 이낭자가 애인이네

 

이게누구 약올리나 친구놈을 쳐다봤네

 

친구놈은 입찢어져 애인만을 쳐다보네

 

믿는도끼 발등찍네 이제나만 솔로라네

 

니네들이 오래가나 어디한번 두고보자

 

슬그머니 나왔다네 이를갈며 나왔다네

 

눈물나네 눈물나네 서러워서 눈물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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