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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祝詩]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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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지종 [sjjbernardo] 쪽지 캡슐

2000-08-18 ㅣ No.3785

 

어제는 북쪽의 계관시인 오영재 시인의 축시를 올렸습니다.

오늘은 남쪽의 민족시인 고은 시인의 축시를 올립니다.

오늘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가족 상봉을 마치고 아쉬움 가득 안고 내일을 기약하며 자신의 땅으로 갑니다. 아름다운 한반도 모두가 우리 땅인데 네 땅 내 땅이 갈려 힘겹게 넘나들어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물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매일 일어나고 있지만, 그래도 안타까움과 아쉬움은 어쩔 수 없습니다. 내친 김에 통일로, 통일로 마구 마구 달려가고 싶습니다.

 

 

반갑습니다

 

고은 시인 축시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우리는 이 인삿말 뒤 한동안 벙어리였습니다

 

우리는 연사흘 민족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울면서

찢어진 민족의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모진 형벌이었습니다

모진 단련이었습니다

우리는 한 생애 같은 울음바다였습니다

첩첩산중 분단으로부터

망망대해 이산으로부터

하나의 민족으로 모여드는

푸르른 날들을 향하여

민족의 뜨거운 울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아 이 울음바다 내내

흘린 눈물 방울 알알이

통일의 씨앗이었습니다

기어이 열매 익어가는 가을이었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만나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나눈 인삿말은 이것 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만납시다

다시 만납시다

다시 만나

조국의 남과 북 떠돌며 함께 노래합시다

우리가 헤어진 밤의 인삿말은 이것밖에 없었습니다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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