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일반 게시판
<목마> 천일야화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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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길을 가던 중에 있던 일이다. 마침 학교가 늦게 끝나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가 오자, 지친 다리를 쉬고자, 창가 쪽의 의자에 앉았다. 피곤했기 때문에, 쉴 겸 창문을 보고 있었다.
버스가 신나게 가던 도중, 갑자기 멈추었다. 신호등이 빨간불인 것이다. 멈추어 있어서, 빠르게 스쳐가던 풍경이 잠시 고정되었다. 4차선 도로이기 때문에, 밖을 보고 있던 도중, 한 아저씨가 눈에 띄었다.
그 아저씨는 흔들목마를 4대 정도 갖고 있었다. 물론, 흔들목마에 타는 사람은 없었다. 그 아저씨가 주섬주섬 챙길 때, 옆의 대학생 두 명 정도가 그 흔들목마에 타는 것이었다. 버스에서 바라보던 사람들은 대부분이 그런 대학생을 보고 비웃었다. 그 때 나는 참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 나이가 되어서 흔들목마를 타고 싶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즈음, 갑자기 어린아이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흔들목마를 타기 위해서다.
나는 이제서야 대학생들의 뜻을 알았다. 장사가 안되시는 그 아저씨를 위하여, 다른 아이들을 부른 격이었다. 그 때 아저씨의 표정은 웃고 있었고, 대학생들은 흔들목마 타는 것을 멈추고, 빙긋 웃어보였다.
며칠 뒤, 나는 길을 걷다 다시 그 아저씨를 보았다. 물론 목마는 잘 돌아가고 있었다. 아이들이 줄을 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잠시 쉴 틈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나는 저녁까지 그 풍경을 지켜 보았다. 저녁, 아이들이 집에 돌아가자, 나는 아저씨에게 물었다.
아저씨는 왜 붕어빵, 계란빵 같은 장사도 있는데, 왜 흔들목마냐고. 아저씨의 대답은 이랬다.
"난 아이들이 웃을 때가 가장 좋단다. 그리고 이런 추억은 요즘 아이들에게 있지 못할 추억이란 걸 아니까, 더욱 더 그러는 것인지도 몰라."
후니 다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