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부활 제4주간 목요일 ’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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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5-03 ㅣ No.5017

부활 제4주간 목요일 ’22/05/12

 

언젠가 같이 살던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제가 여기에 잘 안 맞는가 봐요.” 그래서 제가 그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신부님이 생각하기에, 신부님 말고 다른 어떤 사람이 여기 오기에 적합한 신부가 어디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저도 신자들을 보면서 늘 저보다 더 좋은 신부님이 이 본당 주임 신부님으로 오시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런 사람은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주교님이 가라고 하면 가고, 오라고 하면 오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우리 모두는 예수님의 말씀과 사명을 실현하기에 인격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부족하고 나약하고 부적절하며 불충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우리들도 예수님께서는 불러서 주님의 도구로 쓰시고자 하시니 저희가 응답한 것이고, 주님께서는 우리를 보내시면서 우리에게 딱 맞는 곳이라고 여기셔서 여기로 보내셨으리라 믿고, 그 믿음으로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서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시면 말씀하십니다. “내가 보내는 이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것이고,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보내신 분을 맞아들이는 것이다.”(요한 13,20)

 

부임지를 찾아가는 사제나 부임지에서 사제를 맞아들이는 신자들이나 서로를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가장 적절한 인물이라고 받아들이고 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점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그 모습을 인정하고 기대하고 살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할 것이고, 더 많은 것을 내어주면서 살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들 가운데 주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세워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주님, 저희를 주님 사랑의 도구로 써주소셔.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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