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강론

주님 승천 대축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과 홍보주일(다해) 루카 24,46-53; ’22/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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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흥보 [peters1] 쪽지 캡슐

2022-05-09 ㅣ No.5035

주님 승천 대축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다해) 루카 24,46-53; ’22/05/29

 

 

 

 

 

  

파리 외방전교회 뒤뜰에 가 보면, 전교회 출신으로 선교지에 가서 순교하신 신부님들의 송덕비 같은 게시판이 하나 있습니다. 파리 외방전교회 신학생들이 사제 서품을 받으면서 임명장을 받는데, 임명장을 받은 새 신부님들이 임지로 떠나기에 앞서 그 송덕비 앞에 가서 기도를 바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요즘 해외여행을 가도 위험지역이라든지 아프리카 오지 등 말라리아모기에 물려 고생할 곳 등은 아예 가지 말라고 말리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선교지에 가면 자기가 죽을 줄 뻔히 알고서도, 이미 앞서 그곳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송덕비 앞에서 마음을 다지는 분들의 태도에 그저 숙연해질 뿐입니다. 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인지라 과연 그 죽음의 행진과도 같은 순교의 선교 행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사뭇 고개를 숙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요한 12,24-26)

 

그저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26) 라는 위로의 말 한마디에 희망을 걸고, 망망대해를 넘어 선교지로 자원하여 나아가던 선교사들을 기억합니다. 우리나라의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순교복자들도 기억합니다. 뻔히 죽을 줄 알면서도, 신앙을 고백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면서까지, 주 예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과 하나 되고자 하는 열망으로 예수님의 뒤를 따라 순교하신 분들을 기억합니다. 그분들은 주님과 함께 하늘의 영광에 오르리라는 희망으로, 목숨을 바치셨습니다. 그분들에게 과연 주 예수님은 어떤 분이셨을까? 그분들은 예수님을 어떻게 알고, 누구라고 여기셨기에, 자신의 목숨을 바치시면서까지 사랑하고 따르셨을까?

 

오늘 우리는, 주님을 향한 신앙을 고백한다고 해서, 박해받고 죽어가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면에서는 똑같을지 모릅니다. 우리 역시 세상과는 너무 다른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으로 인하여, 세상과의 마찰을 불 보듯 뻔한 상황에 부닥칠지 모릅니다. 그러한 순간에도 순교성인과 복자들을 기억하며, 주님을 믿고 따르는 믿음으로 복음을 선포하고 실현하며 살아나갈 수 용기와 힘을 주님께 청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주님 사랑의 불길로 훨훨 타오르게 해주시기를 간구합니다.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순교자들이여,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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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교황 성하의 홍보 주일 담화 요약

(다해) 루카 24,46-53; ’22/05/29

마음의 귀로 경청하기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 저는 소통과 대화에 필요한 경청에 대해 말하고자 합니다. ‘듣는 것은 하느님과 우리를 연결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사랑으로 말씀하시고, 우리는 그 말씀을 듣고 그분께 응답을 드립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귀 기울이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마음의 귀로 경청하기

성경에서 경청은 소리의 인식을 의미하는 것만이 아니라, 하느님과 인류가 이루는 대화의 본질적인 요소임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쉐마 이스라엘)!”(신명 6,4)라는 토라(Torah)의 첫 말은 성경에서 계속 되풀이되고, 바오로 사도가 믿음은 들음에서 온다.”(로마 10,17)라고 확언합니다. 사실 주도권은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께 있고, 우리는 그 말씀을 경청하여 그분께 응답을 드립니다. 결국, 이 경청도 하느님의 은총으로부터 옵니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 우리는 부모의 눈길과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인간 오감 가운데 하느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감각은 청각인 듯합니다.

 

경청은 하느님의 겸손한 방식과 상응합니다. 바로 이 경청을 통해서, 하느님께서는 말씀으로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시고, 경청으로 인간을 당신의 대화 상대로 삼으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인류를 사랑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말씀하시는 이유이며, 이것이 바로 인간에게 경청하고자 당신의 귀를 기울이시는이유입니다

 

반면에 인간은 관계에서 도피하고 등을 돌리며 귀를 닫으려는경향이 있습니다. 경청에 대한 거부는 종종 다른 이를 향한 공격으로 변하고 맙니다. 이는 스테파노 부제의 말을 경청하다가, 귀를 막고 모두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었던 이들에게 일어났던 일(사도 7,57 참조)과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유롭게 소통하시면서 언제나 당신 자신을 드러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에게 하느님께 주파수를 맞추라고, 하느님께 경청하라고 부르십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을 사랑의 계약으로 부르시어, 인간이 경청하고 환대하며, 다른 이들에게 곁을 주는 능력으로 하느님과 비슷하게, 하느님 모습이 될 수 있게 하십니다. 근본적으로 경청은 사랑의 차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잘 헤아려라.”(루카 8,18) 라고 말씀하시며, 마음에 새겨들으라고 가르치십니다. 누구에게, 무엇을, 어떻게 듣는지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십니다. 겉으로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귀로 경청하여, 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좋은 소통의 조건인 경청

경청은 대화와 소통에서 꼭 필요합니다. 좋은 소통은 사람을 직접 만나 열린 마음으로 하는 경청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서로 자기 말만 하고 경청을 잘 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나누면서도 소통하지 않습니다. ‘인내의 순교라는 말처럼 인내를 가지고 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상대에게서 배우고, 내 삶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언제나 존재합니다

 

또한,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상처 입은 이 시기에 사회의 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는 여러 경제 활동의 침체와 중단으로 고조된 사회 불안에 특히 귀 기울여야만 합니다. 아울러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숫자가 아니라 경제 이주민을 위험한 침입자로 간주하지 않고, 이주민들이 겪는 진짜 사람들의 얼굴과 이야기, 그 시선과 기대와 고통입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 경청하기

교회 안에서도 서로에 대한 경청이 필요합니다. 사목 활동에서도 말하기에 앞서 듣는 귀의 사도직은 중요합니다. 형제자매에게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께도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은 애덕의 행위입니다. “모든 사람이 듣기는 빨리 하되, 말하기는 더디 해야 합니다.”(야고 1,19) 사람들에게 귀 기울이는 데에 우리 시간의 일부를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 애덕의 첫 번째 행동입니다합창단은 다른 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각각의 목소리가 함께 어울려 노래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있었고 우리도 함께 이루는 친교에 참여한다는 인식을 통하여 우리는 어우러지는 교회를 재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교회 안에서 모든 이는 다른 이들이 내는 목소리를 성령께서 작곡하시는 전체 화성을 드러내는 선물로써 환영하며 저마다 지닌 목소리로 노래할 수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전문: https://cbck.or.kr/Notice/20220149?gb=K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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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 꽃꽂이

https://bbs.catholic.or.kr/home/bbs_view.asp?num=10&id=186809&menu=frpeterspds2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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